서울대가 내년 로스쿨 개원에 따라 법대 잉여정원 93명으로 설립하려는 자율전공 학부대학 신입생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려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 교무처는 법대 잉여정원 93명으로 자율전공 학부대학을 설립하기로 정하고 입학관리본부와 세부 전형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자율전공 학부대학은 올해 정시모집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해 내년 문을 열게 된다.
양호환 교무부처장은 “세부 전형 계획은 입학관리본부 소관이지만, 교무처에서는 입학사정관제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논의를 거쳐 늦어도 6월 중으로는 세부 전형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전공 학부대학은 93명 정원으로 이공계열과 인문계열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선발하게 된다. 서울대가 한 개 모집단위에서 계열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한 것은 지난 1975년 인문대와 사회대, 자연대로 해체된 문리과(文理科)대학 시절 이후 3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대는 특히 통합 선발함에 따라 특정 계열이 유·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전형 계획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가 유력하게 논의되는 이유는 계열별 구분없이 통합 선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학과 모집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이공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 성적을, 인문계열의 경우에는 문학적 소양이나 어학능력을 주요 전형 요소로 반영한다.
그러나 2개 이상의 전공을 필수로 이수해야하는 자율전공 학부대학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신입생 보다는 계열과 상관없이 학생의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이나 장래 발전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둬야하기 때문이다.
김완진 교무처장은 “인문학 전공자가 과학이나 기술을 알아야하고, 이공계열 전공자도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한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입학관리본부와 학장회의 등 의사결정 과정이 남아 있지만 분과학분의 벽을 허무는 자율전공학부의 취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전형에서 면접 및 구술고사를 심층면접을 강화해 인문계 지원자에게는 자연계 소양을, 자연계 지원자에게는 인문계 소양을 평가하고, 재학기간 중에는 인문계열과 자연과학을 아우르는 5개 융합 트랙에 따라 자유롭게 전공을 결정하도록 하기로 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이와 관련 올 초 구성한 대학 자율화추진위원회에서 입학사정관제 법제화 등을 포함해 인사·행정·재정 등 5개 분야별 자율화 건의서를 이달 초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달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가 당초 사회적 합의와 논의에 따라 입학사정관제 시행을 장기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에서, 대학자율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 고등교육 정책 기조에 따라 입학사정관제 조기 정착 또는 사회적 검토를 채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입학사정관제 본격 도입에 따른 서울대 입시 전형의 투명성과 과거 정부와 대학간의 ‘3不(고교 등급제·기여입학제·본고사 금지) 정책’과 관련한 논란을 겪을 전망이다.
한편, 서울대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 정원 외 모집에서만 입학사정관제를 시범 도입한데 이어, 올해 입시부터는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과 외국인학생특별전형으로 확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