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한국대학신문
국립대들 학사구조개편 ‘고심’
<DIV>‘학부제 폐지’ 방침에 학과제로의 전환 검토 </DIV>
<DIV>‘법인화’ 맞물려 경쟁력 갖춘 학사구조 골몰 국립대들 학사구조개편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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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들이 학사구조개편에 골몰하고 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4일 대통령-대학 총장 간 간담회에서 ‘학부별 학생 모집’ 규정(고등교육법 시행령)을 폐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른 것이다. 국립대들은 관련 태스크포스를 꾸려 ‘학과제로의 전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가거나 학과별 여론 수렴에 나서고 있다.
그간 사립대는 학문 특성 등에 따라 교육부 승인을 얻어 모집단위를 결정할 수 있었다. 반면 국립대는 개별학과 모집이 아예 금지돼 왔다. 이에 유사학과가 아님에도 학부제로 묶여있던 학과에선 학부제 폐지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오는 2010년 입시부터 대학이 모집단위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국립대의 상당수 학과가 학과제로 전환하게 될 전망이다.
강릉대도 ‘학부제 유지’보다는 ‘학과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박용진 기획입학처장은 “그 동안 학과제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는데 뒤늦게나마 정부가 이를 자율화 하겠다고 해서 다행”이라며 “학생들도 1학년 때2부터 학과에 대한 소속감을 갖고 대학생활에 조기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동대도 학과제로 전환하면 학생들 지도에 내실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구민 교무처장은 “학부제를 풀어주면 학과제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며 “학과제 하에서 학생들 지도가 더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는 아예 2009학년 입시부터 모집단위를 재량으로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강봉근 교무처장은 “그동안 물리·화학·지구과학 등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학과들을 과학기술학부로 묶이고, 계열이 다른 식품영양학과와 주거아동학과가 생활과학부로 묶여있어 학생들 교육에 애를 A먹었다”라며 “학부제 체제 하에서도 대학이 자기 재량에 맞게 모집단위를 결정토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충남대는 지난달 1일 꾸려진 정책기획단에서 각 학과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재 학과별 의견서가 거의 다 취합된 상태이고, 이를 바탕으로 학과제로의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남대 이병권 입학부처장도 “아직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학생들이 처음부터 전공을 선택토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학내에 많다”며 학과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경북대는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며 ‘학부제 폐지’가 실질적으로 이뤄졌을 때 움직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학부제 폐지’는 국립대 입장에선 단순히 모집단위를 재설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향후 몰아닥칠 ‘국립대 법인화’ 에 대응, 학사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가의 문제다. 때문에 국립대의 모든 학과가 학부제의 틀을 벗고, 학과로 회귀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지난해 이미 경쟁력 없다고 판단한 학과를 폐지하고, 학문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학부제를 개편한 순천대의 곽지훈 교무처장은 “모집단위를 자율화한다는 것은 법인화와 맞물려 국립대의 무한경쟁 체제를 의미한다”라며 “학사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경쟁력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순천대는 지난해 학사구조개편에서 물리·화학 등 기초과학 부분을 폐과하고 이를 물리교육·화학교육 등 사범대로 전환했다. 곽지훈 처장은 “서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거나 연구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학과들은 그대로 묶어두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학부제가 법인화 시대에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대학도 있다. 강원대의 손승철 학생입학처장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학과를 강제 통합한 경우는 (학과제로) 풀어야 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학부제가 더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며 “유사학과가 통폐합되면서 학제간 연구활동이 늘어나고 규모의 경제 효과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학과로 가겠다는 의견도 존중하지만, 유사학과의 경우는 통폐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전북대의 강봉근 처장도 “예를 들어 가장 규모가 큰 전자공학부의 경우 학부로 묶여 있으면 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된다”며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현 정부의 국립대 정책의 핵심은 ‘법인화’다.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됐다 자동 폐기된 ‘국립대 법인화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재상정 될 전망이다.
국립대들도 법인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학부제 폐지에 따른 학사구조개편은 향후 몰아닥칠 ‘법인화’란 파고에 맞서 대학의 새로운 틀을 짜는 일이다. 국립대들이 고심한 결과가 어떤 모양새로 나타날 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