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은 대학순위 올리는 사업”
<DIV>교과부, 대학 재정지원사업 재설계 시안 발표…‘사업 방향·틀 변질’ 논란</DIV>
<DIV>‘우수인력양성사업’은 포뮬러 지원방식 첫 적용…취업률 등 5가지 지표</DIV>
올해 신설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이 해외석학을 초청해 세계대학 순위 올리기로 변질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역량강화사업도 취업률이나 신입생 충원율 등 정량지표에 따라 차등 지급하게 되면서 정부 재정지원이 몇몇 대학에 쏠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물론 지방 소외, 기존 대학 서열 가속화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일 대학 재정지원방식을 대학원과 학부 수준으로 단순화하고 정책사업도 대학원 수준의 연구역량강화사업, 학부 수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전문대학 직업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원 수준의 재정지원 사업은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orld Class University, 이하 WCU)과 지방연구중심대학 육성, 2단계 BK21사업으로 정리된다. 각각 교육부와 과기부가 추진하던 지방대학 특화분야 육성사업과 세계수준의 선도대학사업은 WCU에 통합됐고, BK사업(~2012년)과 지방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2014년)도 사업 종료 후 WCU를 중심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연간 총 1560억원 규모로 5년 동안 지원되는 WCU 사업은 해외학자를 유치해 국내 학자와 공동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대학의 국제화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이다. 노벨상 수상자 등 우수 외국학자 임용 시 드는 인건비, 연구비 등을 정부가 지원한다. 지방대학에 최소 400억원 이상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단, 지원 분야는 NBIC(Nano-Bio-Info-Cogno) 융합기술, 신 에너지 기술, 바이오 신약, 두뇌과학, 금융공학, 디지털 스토리텔링 등 지금까지 국내 대학에서 제대로 육성되지 못했던 이공계 분야로 제한된다.
올해 총 500억원이 투입되는 우수인력양성사업은 대학 총장에게 사업비 총액을 일괄 교부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포뮬러 지원방식이 적용된다. 해당 대학의 취업률과 장학금 지급률, 신입생 충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학생 1인당 교육비 등 5가지 포뮬러 지표에 따라 대학을 평가한 후, 평가점수에 비례해 사업비를 차등 지급한다. 교육인프라 구축 60%, 장학금 40% 비율로 배분한다.
내년에 종료되는 지방대학혁신 역량강화(NURI)사업과 수도권대학 특성화 지원사업, 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은 폐지되고, 대신 우수인력양성사업으로 통합된다. 하지만 대학·학생 수 비율에 따라 전체 지원액의 40%는 수도권 대학에, 나머지 60%는 지방대학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이화여대에서 열린 사전설명회에서는 특히 WCU 사업이 해외석학 초청사업으로 변질된 데 대해 우려가 쏟아졌다. WCU 사업은 애초 대학 총장에게 사업비를 일괄 지급하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해외석학 유치 및 공동연구, 세계 저명학술지 등재 지원 등의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번에 해외석학 초청사업으로 방향이 180도 틀어졌다.
정희석 경북대 기획부처장은 “시안을 보면 <더 타임스> 평가 등 세계대학순위평가에서 동료평가나 외국인 교수 수는 상쇄할 수 있지만 나머지 지표는 커버하기 힘들다”며 기대효과에 의문을 표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지방대 과장은 “사업 제목은 연구중심대학 육성인데 외국인 교수 숫자를 늘려 대학순위평가에서 국내 대학 순위를 끌어올리는 사업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포뮬러 지원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일부 대학 쏠림 현상과 지방 소외, 기존 대학 서열 고착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교과부는 오는 7~8일 공청회를 거쳐 이달 중·하순쯤 사업계획을 확정·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