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철 교수(영어영문학과)가 가톨릭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가 선정한 ‘제12회 생명의 신비상’ 본상(인문사회과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됐다.
‘생명의 신비상’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드높이는 연구를 통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구현하고, 생명 문화 전파에 힘쓴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12월 3일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생명수호주일과 생명위원회 설립 기념 미사에서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왕 교수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명의의 상패와 20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시상식은 1월 17일에 있을 예정이다.
왕은철 교수는 미국 메릴랜드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를 받은 후, 40여권에 이르는 제3세계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하며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데 공헌한 학자다.
200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J.M. 쿳시를 수상 전에 처음 국내에 소개한 것도 왕은철 교수이다. 그는 지금까지 쿳시의 소설을 거의 모두 번역하였고, 지금도 번역 중이다.
그는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학술진흥재단의 해외파견교수로 근무하면서 식민주의자들과 피식민주의자들을 현장에서 접하고, 그들의 ‘상처’와 ‘고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상처에 대한 그의 윤리적 성찰은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아버지의 죽음과 사회적으로는 세월호 사고를 통해 트라우마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
그는 트라우마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상처 속으로 들어가서 그 속에 머무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는 치유에 대한 강박이 오히려 상처를 덧낼 수도 있으니, 타인의 상처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학을 통해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하고 그것을 보듬고자 하는 왕은철 교수의 노력은 저서 '트라우마와 문학, 그 침묵의 소리들'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상처를 가톨릭교회로부터 위로받은 체험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밝힌다. 이 책을 통해 그는 가톨릭교회 안에서 느꼈던 위로와 감사의 느낌을, 고통을 위로하고 생명과 환대를 예찬하는 글로 담아내고 있다.
2012년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저서 애도예찬에서도 고통의 치유에 대한 윤리적 성찰은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그는 인간이 상실의 아픔과 상처의 고통을 겪으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존귀함을 절감하게 되고, 그것이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밑거름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2017년 현재 동아일보에 연재하고 있는 ‘왕은철의 스토리와 치유’도 같은 맥락의 글로, 상처와 윤리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사를 보여준다.
왕 교수는 또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하고 있는 ‘환대의 서사’를 통해 지금까지 애도와 트라우마와 관련해서 썼던 것을 더욱 확장하여 타자의 환대와 윤리를 중심으로 이민, 난민, 죽음, 동물, 자연, 디아스포라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다.
왕 교수는 유영번역상, 전숙희문학상, 전북대학교학술상, 전북대학교수업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