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물리학과 안상민 교수 연구팀이 삼성서울병원 한종철 교수, 충북대 이만희 교수, 서울대 제원호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굵기 수준인 1나노리터(nL)의 초미세 액체 한 방울에서 질량, 밀도, 용질 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개발한 기술을 사람의 안방수(aqueous humor)에 적용해, 개인마다 안방수의 밀도와 총용존고형물(TDS) 농도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안방수는 눈 안을 채우고 있는 투명한 체액으로, 채취할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기존 분석법으로는 정확한 계량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석영 진동자(Quartz tuning fork)로 극소량 액체의 질량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액적 내부에 형성되는 초고주파 종파를 활용했다. 기존의 질량 측정 기술은 액적 내부의 복잡한 유체 흐름과 점성 효과 등으로 인해 극소량 액체의 정밀 측정에 한계가 있었으나, 연구팀은 초고주파 종파를 분석해 점성 등의 영향을 배제하고 순수한 질량 성분을 정밀하게 분리·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사람의 안방수에 적용한 결과, 개인별 물리적 특성의 차이가 명확히 확인되었으며, 이는 안방수의 물리적 특성이 개인의 생리적 상태나 안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액체 생검이 단백질이나 유전자 등 생화학적 분자 정보 분석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생체유체의 질량·밀도·용질농도·점성 등 물리적 특성을 분석해 건강 상태와 질환 정보를 파악하는 '물리적 액체 생검(Physical Liquid Biopsy)'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의학적 의의가 매우 크다.
특히 분석에 필요한 시료량이 극히 적어 안방수처럼 채취량이 제한적인 생체유체는 물론, 다양한 미량 생체유체 분석에도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향후 이 기술을 안질환 진단을 넘어 극소량 생체유체를 활용하는 다양한 질환 진단 기술로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Nanomechanical gravimetric analysis of single microdroplets for liquid biopsy'라는 제목으로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ACS Sensors'(JCR 상위 4.1%, 영향력지수 10.9)에 8월 28일자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G-LAMP 사업,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연구장비전문인력양성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대학 ICT 연구센터 육성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