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우즈베키스탄 行’ 이어져… 교육과정 수출 ‘수익화’는 과제
2024년 한국 최초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한국 고등직업기술 유학설명회·입학박람회’ 현장. (사진= 주지영 기자)
2024년 한국 최초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한국 고등직업기술 유학설명회·입학박람회’ 현장. (사진= 주지영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우즈베키스탄을 향한 국내 대학가의 관심이 뜨겁다. 이른바 ‘스탄 국가’ 중 하나로 불리며 유학생 ‘유치’ 주요 국가로 꼽혔던 우즈베키스탄이 케이-에듀(K-Edu) ‘수출’ 국가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을 대상으로 국내 대학들의 교육과정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대는 올해 하반기 충남대 타슈켄트(CNUT) 개교를 앞두고 있다. 국립대 두 번째 해외 프랜차이즈 진출 사례다. 사립대 진출은 이보다 더 앞서 이뤄졌다. 인하대·부천대·아주대 등 사립대가 타슈켄트에서 프랜차이즈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지 대학 수는 적어 교육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해외 대학 교육과정을 반영해 대학을 설립하는 ‘프렌차이즈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대학에서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교육과정을 수입해 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대학 설립부터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고등교육 참여율은 2015년 7%에서 2024년 47.7%까지 급증했다. 교육부는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고등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라며 “고등교육 참여율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국내 대학이 진출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대학 프랜차이즈 제도는 해외 현지에 국내 대학을 설립하고 본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해외 대학이 국내 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형태다.
현지 정부가 토지, 건물(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국내 대학으로부터 제공받은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생 모집도 현지 대학에서 맡는다. 국내 대학은 교육과정만 수출하는 것이다. 한국 대학과 교류로 교원·교육과정 품질 관리도 가능하다. 운영 주체는 현지 대학이다.
충남대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현지 대학인 타슈켄트 퍼펙트대학교, 부하라 혁신대학교와 협력해 향후 충남대 타슈켄트를 운영한다. 충남대 타슈켄트를 졸업한 학생들은 국내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교에서 사용하는 교재, 교육과정, 학사 관리 체계 등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인하대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지난 2014년 ‘타슈켄트 인하대’를 설립했다. 타슈켄트 인하대에서는 IT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IT, 전자공학, 전기공학, 토목공학 등의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부천대는 지난 2018년 ‘부천대 타슈켄트’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건축과, 경영학과, 유아교육과 등의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아주대는 지난 2021년 ‘타슈켄트 아주대’를 설립해 건설시스템공학과, 전자공학과 등을 개설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한국의 산업 맞춤형 교육과정과 산학협력에 관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규 타슈켄트한국교육원 부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최근 한국 AI·SW, 디지털 전환 그리고 직업교육(항공·기계·보건 등) 관련 산업 수요와 연계된 실무형 교육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 대학의 산학협력, 실습 중심 교육, 취업연계 모델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부천대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BUT(Bucheon University in Tashkent).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부천대 타슈켄트, 우즈베키스탄 BUT(Bucheon University in Tashkent).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 한국 ‘기술유학’ 활성화 전망 = 국내 교육과정 ‘수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유치는 더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에서 한국 교육과정을 먼저 경험할 수 있어, 한국 유학에 대한 심리적 문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에는 한국 ‘교육’ ‘기술’을 경험하기 위해 유학을 계획 중인 학생들도 있다. 그동안 드라마·영화·아이돌 등 대중문화에 한정돼 있던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더 확장된 모양새다.
2024년 본지가 동행취재단으로 보도한 제1회 우즈베키스탄 한국 고등직업기술 유학설명회·입학박람회에서도 “한국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한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IT, 농업 등 분야는 다양했으나 한국 기술을 배워 “우즈베키스탄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가 공통적이었다.
2024년 한국 최초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개최된 ‘한국 고등직업기술 유학설명회·입학박람회’ 당시 이은규 부원장은 “사마르칸트 한국 유학박람회는 우즈베키스탄 지방 지역에서 최초로 열린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며 “향후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한국 유학에서 배운 기술과 산업체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는 구조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주로 자동차, IT, 인공지능(AI) 직업교육에 관심이 많다. 개발도상국가이기 때문에 제조·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이들 국가에서 제조산업부터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형 직업교육 모델’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랜차이즈 제도의 경우 교육과정 ‘수출’임에도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토지, 건물은 무상으로 제공하지만 이외에 비용은 한국 대학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훈 실장은 “사립대학의 경우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교육과정 ‘수출’ 개념으로 사업을 해도 관련 법상 정작 수익이 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교비회계에서 해외 대학 운영에 투자할 수 없다. 비등록금 회계에서는 투자할 수 있게 기준을 완화한다거나 관련 법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외국대학의 국내 대학 교육과정 운영(프랜차이즈)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한다. 2024년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학 간 협약만으로 프랜차이즈 운영이 가능해졌으나, 회계·교원 파견 문제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외 진출 과정에서 자금을 해외로 보내거나 현지에서 얻은 수익을 본교로 가져오기 위한 회계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대학 프랜차이즈 제도로 해외에 진출하는 대학들이 겪고 있는 어려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