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지낸 김익두 시인이 자연의 생태를 담은 연작 시집인 『민하 마을의 사계: 여름』(서울: 문예원)을 최근 출간했다.
이 시집은 지난해 9월 발간된 『민하 마을의 사계: 봄』에 이은 두 번째 연작시집이다. 이번 ‘여름 편’ 시집은 지난해의 ‘봄 편’에 이어 1년 만에 나왔다.
지난 해 나온 『민하 마을의 사계: 봄』에 실린 168편 269쪽에 달하는 방대한 시들에 이어, 이번 시집에도 154편 335쪽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의 시들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에는 시인이 정읍 산외면 정량리 민하 마을에 들어가 홀로 살면서 매일매일 직접 체험한 시적 체험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방식의 일기 형식의 시들이 담겨 있다.
시편들은 지난 번 ‘봄 편’보다 14편이 적은데도 쪽수가 훨씬 늘었다. 시인의 시적 체험들이 그만큼 더 깊어진 탓이다. 어떤 산문시는 3페이지에 달하는 것도 보인다.
이 시집의 서문 ‘시인의 말’에서 김 시인은 “이 시집이 정읍 산외면 정량리 민하 마을에서 매일 몸소 체험하고 산 생생한 산촌 생활의 기록”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심정을 ‘봄 편’에서와 같이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살아 있다는 것, 모든 물생들이 함께 더불어 같이 살아 있다는 것만큼, 이 세상에서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그 아무것도 없군요. 이 작은 시집을, 아직 이 세상에 함께 살아 있는 당신께 바칩니다.”
이 시집의 첫 시인 「여름 1-입하立夏」이란 시는, 숲속에 숨은 작은 마을의 정밀한 분위기가 감도는, 다음과 같은 짤막한 시로 이루어져 있다. “여름 들자,/ 시냇가 가시덤불 속/ 아침 이슬 돋아 마악 벌어지는,/ 지금은/ 저승에 든,/ 찔레꽃 청상靑孀 봉곳한 앞섶들,/ 집앞/ 시냇물,/ 맑은 웅덩이에 화안히 비친 아침,/ 암코라니 한 마리,/ 개암나무 숲에서 빠꼼히 나를 내어다본다.”
이 시집의 모든 시들에는 각 시의 말미에 그 시가 쓰여진 날짜가 일일이 기록되어 있어 그 시가 탄생된 현실적 맥락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이 시집의 말미에서 호병탁 평론가는 “이 시집은 ‘일기’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기에는 허위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이 하루하루의 기록은 모두 진실이다. 나는 이 시인의 이 ‘진실’을 보며 큰 감동과 함께 이 시인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는 그와 알고 가까이 지낸 지 오래다. 그러나 민하 마을에서 혼자 지내는 그의 모습을 대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이제 끊임없는 ‘구도자’의 모습을 보이며 내게 다가오고 있다. 나는 그를 다시 보고, 우러를 것이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