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자료를 탐색하다 우연히 ‘대입 예비고사 합격선 폐지 검토’(1978.3.30)라는 글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 내용은 당시 문교부에서 △고교 교육의 정상화 도모 △대학의 질적 향상 도모 △고교의 학생 생활지도 용이 등을 이유로 예비고사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었다. 현재의 교육 현안이 35년 전에도 있었다니! 내친김에 자료를 더 탐색해보니 1980년 7월30일치 기사에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방안으로 대학별 본고사를 없애고 내신성적과 예비고사 성적만으로 신입생을 뽑는다는 내용도 보였다. 그리고 2013년 7월21일에는 ‘고교 교육 정상화 기여 입학전형 대학에 파격 재정 지원’이라는 제호가 눈에 띄었다.
‘교육부, 내년에 입학사정관 역량강화 사업 확대 개편’이라는 부제목의 기사는 “이번 사업에서는 그동안 입학사정관 인건비를 국가예산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기존 입학사정관 역량강화 사업의 명칭과 내용을 바꾸고 △인건비에 치중된 입학사정관 전형 운영비는 지원을 줄이거나 사라진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교육부 관계자가 인터뷰에서 “입학사정관제는 폐지되는 것이 아니라 지원 방식을 바꿔 확대 개편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하지만, 입학사정관 사업의 명칭이 변경되고, 인건비 지원이 축소·폐지된다면 입학사정관제는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몇몇 아는 사정관들에게 전화를 해봤다. 이들이 염려하는 것은 △입학사정관들의 소명의식과 사기 저하 △입학관리팀과 입학사정관팀의 모호한 경계로 인한 갈등 △고비용·저효율 선발 방식인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결국 폐기되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몇몇 고교의 진학전문 교사들에게도 의견을 물으니 입학사정관제 전형 때문에 “고교의 교육 현장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사설 학원처럼 공부만 가르쳤던 고교에서 학생의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나아가 인성, 출결, 수업 태도까지 대입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고교는 다양한 비교과 활동의 장을 마련하고, 교사들은 학생부를 상세히 기록하려고 노력하는 풍토가 조성되었다”며 입학사정관 명칭이 사라진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였다. 그러나 일부 교사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정성평가의 애매모호성, 공부 이외에 여러 비교과 활동까지 해야 하는 수험생의 피로감, 수험생의 비교과 활동을 관리해주고 자기소개서까지 대필해주는 사교육의 폐단을 이유로 비판과 불평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최소한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공교육 정상화의 버팀목 노릇을 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창의와 인성이 중요시되는 현 사회에서 점수로만 한 줄을 세우지 않는 올바른 인재상 선발 방식이다. △갈수록 강해지는 교육열 속에 사교육의 입김이 그나마 덜 미칠 수 있는 대입 전형이다. △고교-대학이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대입 전형이다. △학업 점수는 좀 부족하지만 진로 목표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고교 생활을 보낸 아이들이 대학에 갈 수 있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대입 전형이다.
그동안 공교육 정상화라는 화두 속에 숱한 대입 전형이 명멸했지만, 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잎을 펼쳐 국민들에게도 익숙해진 입학사정관제 전형만큼은 지켜보기를. 모든 수험생이 입학사정관으로 지원하는 것도 아니므로 여러 전형 중 한 축으로 존속되기를. 그래서 8월 중에 발표하는 교육부의 교육 개선안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명실상부하게 존재하기를 기대해본다.
안연근 교육방송(EBS) 전속교사, 잠실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