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를 대학 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많다. 미래 세대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국가관 형성을 위해 한국사 교육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렇다 할 이견이 없다. 다만 구체적 방안은 이해가 엇갈린다. 우리 교육 현실에서 '수능 필수화'의 효과가 클 것은 당연하지만, 부작용 우려 또한 적지 않다. 한쪽으로 대세를 몰고 가기보다 합리적 대안을 고민할 일이다.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이 심각하게 낮은 원인은 수업시간 부족과 겉핥기 식 수업에 한국사 자체가 어려운 점 등이 지적된다. 그러나 결정적 원인은 역시 수능이다. 한국교총의 최근 조사에서 초중고· 대학 교원의 63%가 '수능 선택과목이고 대부분 대학의 입시 필수과목이 아니어서'라고 답했다. 실제 한국사는 2005학년도에 수능 선택과목이 된 이후 문과생의 50%이던 선택 비율이 갈수록 떨어져 2013년에는 12.8%에 그쳤다. 전체 응시자의 7.1%에 불과하다.
교총 조사에서 교원의 51%는 수능 필수화를 해법으로 꼽았다. 정치권에서도 민주당이 수능 필수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냈고, 새누리당은 한국사 검정능력시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수능 필수화가 좋을 것이라고 밝혀, 그게 대세가 될 듯한 분위기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입 체제와 교육 과정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국어 수학 영어와 탐구 영역까지 모두 선택인 현행 수능에 맞지 않고 다른 사회과 과목과의 형평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공부 부담이 늘고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이런 사정을 고려할 때, 교총이 제시한 절충적 방안이 주목된다. 우선 국· 공립대와 경찰대, 사관학교 입시에 필수과목으로 하자는 것이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국가관 형성이란 목적과 어울리고, 학생들과 사립대학의 자율적 선택을 대체로 보장하는 방안이라고 본다. 물론 이것도 복잡한 문제가 얽혀 논란이 많겠지만, 합리적 대안을 찾는 기초로 삼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