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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정책/주요대학소식

    ‘‘공무원 법학과’, ‘철학 상담학과’ 학과 개명통폐합 하는 상아탑

    • 전북대학교
    • 2013-06-18
    • 조회수 47
    #사례1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에서는 학생 100여명이 본관 2층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다. 중앙대는 지난 13일 교무위원회를 열어 비교민속학과 가족복지학, 아동복지학, 청소년학의 전공을 폐지하는 학문 단위·정원 재조정안을 확정했고 해당 학과 학생들이 이에 반발한 것이다. 정태영(22) 비교민속학과 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전공 선택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학과를 없앤다지만 다른 학과 증원을 위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이라고 비판했다.

    #사례2 배재대(대전 캠퍼스) 법학과 백정웅(45) 학과장은 내년 신입생부터 적용될 학과 개편안 때문에 분주하다. 법학과가 내년부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무원 법학과’로 학과명이 바뀌기 때문이다. 기존 법학과보다 규모가 줄어든 학년당 60명 정원이지만 법학뿐 아니라 국어, 한국사를 비롯한 7·9급 공무원 시험 과목을 가르치고 재학생 절반 이상의 합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 학과장은 “취업률을 높이고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내년도 신입생 모집을 앞둔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과 학과명 변경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학 경쟁력 향상과 부실대학 퇴출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학문의 전당인 ‘상아탑’에서 구성원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기업 논리에 따라 효율성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구조조정안을 내놓은 대학들의 공통점은 비인기 학과와 학생 충원율이 낮은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이다. 중앙대의 경우 서울캠퍼스와 분교인 안성캠퍼스를 통합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캠퍼스의 학생 수가 대폭 늘어난다. 현재 학년당 정원 355명에 이르는 서울캠퍼스의 경영학과는 내년부터 신입생 454명을 뽑는다. 중앙대 관계자는 16일 “전공 선택자가 2~5명밖에 안 되는 소수 학과는 사회적 수요가 없어 독립된 전공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사립대 입장에서 모든 학문을 다 끌고 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비인기학과의 구조조정과 학과명 변경은 지방 사립대일수록 심하다. 배재대와 경남대의 경우 철학과를 폐지하고 한남대는 철학과를 30명 정원의 ‘철학상담학과’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남대 관계자는 “철학 전공자보다 상담치료 전공자가 취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심리학 전공 교수들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의 구조조정이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상아탑의 본질을 망각한 근시안적 행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철학자를 꿈꾸며 지난해 경남대 철학과에 입학한 윤태우(20)씨는 “학교가 재학생에게 졸업을 시켜 준다고 약속했지만 내년부터 학과 폐지에 따라 강의 개설이 줄어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졸업을 앞둔 중앙대 재학생은 “정원이 늘어난 경영학과 학생들은 ‘콩나물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고 수업의 질도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들이) 오늘의 인기 직종이 내일의 비인기 직종이 될 수 있다는 급변하는 현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한 교육당국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이 대학의 내실화보다 지역 불균형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순광(경북대 사회학과) 전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교육만을 강조하면서 대학의 기업화가 촉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지역별로 어떻게 정원을 줄일 것인지에 대한 장기계획 없이 취업률 중심으로 밑에서부터 자르는 방식으로는 학벌주의 사회에서 지방 대학들에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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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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