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대기업이 지방대 적게 뽑을땐 정부가 채용 요구
의대·치대 등 입시도 지방출신 우대
이르면 내년 초부터 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지방대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선발해야 한다. 공공기관과 대기업도 지방대 출신 채용 실적을 공개해야 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지방 대학 육성에 관한 특별법안'을 확정하고 31일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안에 따르면 5급과 7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 시험에서 선발 예정 인원의 일정 비율 이상을 수도권 이외의 지방대 출신에 할당해 별도로 뽑기로 했다. 지금은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채용 때 지방대 출신을 뽑는 것이 권고 수준이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지방대 출신을 의무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구체적인 채용 비율은 시행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현재 5급 공무원의 경우 지방대 출신이 채용 인원의 20%에 못 미치면 채용 인원의 5% 이내로 추가 선발할 수 있다. 또 대다수의 공공기관은 지방대 출신을 30%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 역시 권고 사항이다. 그러나 이 법이 통과되면 지방대 출신을 일정 비율 의무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방안 중 하나는 공무원 채용을 '일반 채용'과 '지방대 출신자 채용'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일반 채용에서 지방대 출신이 일정 비율에 도달하지 못하면 지방대 출신자 채용에서 추가로 선발해 비율을 맞추는 것이다.
만약 일반 채용에서 지방대 출신이 일정 비율 이상 되면 지방대 출신 채용을 별도로 실시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법안에는 '공공기관과 직원 수 1000명 이상 기업도 일정 비율 이상의 지방대 출신을 채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비율대로 지방대 출신을 채용하는 기관과 기업에는 정부가 행정적·재정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방대 출신을 적게 채용한 기관과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채용 인원 확대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대학 입시에서도 지방 출신 학생을 우대하는 정책이 도입된다. 지방대는 수도권 이외 지역 출신 학생을 뽑는 특별전형을 실시할 수 있다. 특히 의대·한의대·치대·약대 입학생을 선발할 때는 수도권 이외 지역의 고교를 졸업한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법학전문대학원·치의학전문대학원·한의학전문대학원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만큼 지방대 출신을 선발하려 애써야 한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마다 지방 학생을 얼마나 선발할지 원하는 비율이 다르고, 수도권 학생을 역차별할 가능성도 있어 선발 비율을 의무화하지는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지역별 전략 산업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특성화 지방대'를 지정해 지원키로 했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수도권 이외 지역 대학들의 경쟁력을 키워 지방대를 살리겠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라며 "이 법을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한 후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