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성씨(25)는 흰 셔츠와 정장 대신 우주복처럼 상의와 하의가 붙어 있는 자동차 정비복을 입고 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넥타이를 매고 왔지만 그마저도 최신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색깔과는 거리가 멀었다. 신발도 잘 닦인 검정 구두 대신 기름때에 색이 바랜 캐주얼화를 신었다.
그러나 이씨가 갖고 있는 열정은 어떤 참가자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이씨는 직접 만들어온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보여주며 “3년 전 호주에서 열린 세계태양광자동차대회에 나갔을 때 내가 만든 자동차가 장애물을 넘고 경주로를 질주하는 모습을 보며 느낀 짜릿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태양광, 탄소섬유와 같은 새로운 소재 개발에 힘써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에는 밴드 YB의 ‘나는 나비’를 개사한 노래까지 부르면서 “아직 ‘애벌레’인 나를 ‘나비’로 키워달라”고 당부하는 애교도 보였다.
서울에 있는 대학교 4학년(신소재공학과)에 재학 중인 이씨는 좋은 학벌, 높은 학점이나 토익 점수 등 ‘기본 스펙’조차 갖추지 못했지만 SK그룹의 입사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그는 “특별히 취업준비를 하지 않았고 스펙도 나빠서 내년쯤 대학원이나 갈 생각이었다”며 “끼와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는 말에 무턱대고 지원했는데 면접까지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