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를 졸업한 A(52) 씨는 모교에 대한 애교심이 남달라 개인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모교에 매달 일정금액을 기부해 왔다. 하지만 장기불황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10월 기부금 납부를 중단해야만 했다. 고민 끝에 모교에 전화를 건 A 씨는 학교 관계자에게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6개월 정도만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장기 불황의 여파로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의 기부금이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학교육연구소(대교연)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한 서울 시내 주요 10개 대학이 모금한 기부금 총액은 2007억4000만 원으로 2009년의 2310억4500만 원에 비해 2년 새 1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10개 대학 가운데 기부금이 증가한 곳은 성균관대와 한양대, 중앙대 등 단 3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대학은 모두 기부금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학별로는 한국외대가 2009년 89억1500만 원에서 2011년 44억여 원으로 50.6%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이화여대가 82억9000만 원에서 44억2600만 원으로 46.6% 줄었고 서강대도 128억1700만 원에서 75억5600만 원으로 41.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대학도 모두 10% 이상 기부금이 감소했다. 서울대는 2009년 511억3300만 원에서 2011년 444억7400만 원으로 13.0% 감소했고, 고려대도 같은 기간 497억8400여 만 원에서 394억7900여 만 원으로 20.7% 줄었다. 연세대 역시 420억6000만 원에서 341억1700만 원으로 18.9% 감소했다.
한편 대학 기부금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대학의 기부금이 전체 대학 기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가해 대학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4개 전체 대학 중 상위 10개 대학의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9년 41.4%에서 2011년 42.1%로 소폭 증가했다. 상위 20개 대학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09년 57.0%에서 2011년 58.5%로 상승해 상위 20개 대학이 전체 기부금의 절반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