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자유전공학부가 내년 1학기부터 ‘글로벌융합학부’로 바뀐다. 22일 연세대는 자유전공학부 모집인원을 기존 96명에서 85명으로 줄이고, 내년에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 들어설 언더우드 국제대학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융·복합형 글로벌리더 양성이 목표인 언더우드 국제대학은 글로벌융합학부(인문계)와 융합과학공학부(이공계) 2개 학부에서 총 237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자유전공학부 모집정원 85명은 모두 글로벌융합학부로 편입된다.
이 대학 자유전공학부는 지난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전환하면서 법과대학 정원으로 세워졌다. 이 전공과정은 4년 내내 융합·통섭교육을 실시하는 일종의 교양대학이다. 2학년 진급 때 학과를 결정하고, 의·약학, 사범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경영·경제학과로 진학이 몰리면서 융·복합 교육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연세대는 지난해 경영·경제학과 쏠림현상을 막으려고 정원의 3분의 1까지만 같은 전공으로 진학할 수 있게 규정을 바꾸기도 했다.
연세대의 이번 결정을 두고 일각에선 자유전공학부를 사실상 폐지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과 선택만 자유롭게 할 뿐, 융·복합교육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데 따른 구조조정 아니냐는 것이다. 정인권 연세대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학과를 선택할 때 특정학과에 편중되는 쏠림현상이 심했던 건 맞다”면서도 “자유전공학부의 취지를 더 잘 살릴 수 있는 융·복합 프로그램이 있다면 옮겨갈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교협 산하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손동현 원장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2학년 때 ‘전공 선택권’을 주는 것 외엔 자유전공학부의 취지를 살리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자유전공학부가 추구한 융·복합교육이 이뤄지려면 최소한 학생들이 4년간 학과 제한을 받지 않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 자유전공학부는 설립 초기 수험생들이 가장 선호했던 곳 중 하나였다. 로스쿨에 선정된 전국 20여개 대학들이 나란히 개설했던 2009학년도 첫해 입시에서 연세대 자유전공학부는 55.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서울대(인문)가 11.9대 1에 그쳤고, 고려대(43.6대 1), 중앙대(38.8대 1), 경희대(21.1대 1) 등도 경쟁률이 20~30대 1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