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생들, 면목고 기숙사에 거주하며 '멘토링'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해 고향인 강원도 춘천에서 기차로 왕복 3시간씩 걸려 통학하던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4학년 김지웅(24)씨.
김씨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 중랑구에 있는 면목고교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그간 대학 기숙사와 자취 생활을 했다는 그는 "기숙사는 경쟁률이 높아 들어가기 힘들고 자취방은 비싸 구하기 힘들었고 생활도 불규칙했다"고 했지만 이젠 마음이 편하다. 이곳 기숙사 방값으로 월 10만원선만 내면 된다.
여기 살면서 그는 고교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매주 두 번, 2시간씩 정해진 요일 저녁에 학생들을 가르치고 월 30만∼40만원의 인센티브도 받는다.
24일 시립대에 따르면 김씨를 비롯해 시립대생 20명이 면목고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잘 곳을 제공받는 대신 면목고 기숙생 100여명을 3∼4명씩 나눠 영어 혹은 수학 과목을 가르친다.
면목고는 작년 3월 서울지역 자율형공립고 가운데 처음으로 기숙사를 개관했다. 25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절반가량만 입소했다.
이에 임문수 교장이 묘안을 냈다. 대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일부 개방하고 학생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는 '기숙형 멘토링' 프로그램이 그것이었다.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대학생의 주거난을 해결하고 학생들이 학습 지원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중랑구가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시립대도 선뜻 응했다.
세 기관은 지난 19일 면목고에서 이와 관련한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고교 기숙사로 간 대학생들…신개념 '가정교사'
(서울=연합뉴스) 서울시립대와 면목고는 시립대 학생에게 면목고 기숙사를 일부 개방하고 학생들끼리 멘토.멘티 관계를 맺는 '기숙형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립대 학생 20명은 이달부터 면목고 기숙사에서 월 10만원의 방값을 내면서 생활하는 대신 매주 두번, 2시간씩 정해진 요일 저녁에 학생 3~4명에게 영어.수학을 가르치고 월 30만~40만원을 받는다. 수학 지도를 받는 학생들의 모습. 2013.3.24 << 사회부 기사 참고, 시립대 제공 >> nomad@yna.co.kr
고교생은 4층 이하 4인1실을, 대학생들은 5층 2인1실을 이용한다.
첫 수업은 지난 15일 열렸다.
서류와 면접 등 3대 1의 경쟁을 뚫고 선발된 대학생들은 대부분 지방 출신이지만 예외도 있다.
면목고 이웃학교인 면목중·송곡고를 졸업한 경제학과 1학년 곽태규(19)군은 이참에 집을 나왔다.
주변 사람들은 "동네 형으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그를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의 의지를 높이 평가해 받아들였다. 자립심을 강조하던 부모님도 그를 응원했다.
곽군은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이라 경험자로서 아이들이 무얼 고민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교생들의 기대도 크다.
2학년 김현호(17)군은 "같은 건물에 있으니 언제든 만날 수 있고 누구보다 우리를 잘 이해해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형들을 보면서 자극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립대와 면목고, 중랑구청은 한 학기의 성과를 검토해 대학생 수용 인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