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공학 인재 육성 위해… 6개월 단위 협력 과정 마련
의료용 뼈, 인공 심장, 신체 보조 로봇, 나노 기반 의학 기술…. 서울대 의대·공대가 이런 꿈의 기술을 실현할 의공학 산업의 기초를 닦을 인재 육성을 위해 석·박사과정에서 6개월 단위 교류·협동 과정을 마련, 이르면 다음 학기에 실행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공대생 중 의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의학 기초 과목을 배우고 수술을 참관할 수 있게 되고, 의대생 중 공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실험실에서 공학을 배우게 된다.
그동안 몇몇 대학에서 '의공학'을 따로 떼어내 육성한 적은 있지만, 서로 학문에 대한 '자존심' 때문에 부딪치기 일쑤였다. 의대와 공대가 연구 교류가 아닌 학생 교류를 시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공대 관계자는 "의대와 공동 연구가 많았지만 양 학문 간 시각차가 심해, 연구가 수년을 끄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두 학문의 시각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은 나노 입자 관련 기술이다. 공학자들이 "세탁기 살균 작용을 하는 은 나노가 화상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하면, 의학자들은 "은 나노 입자는 세균도 죽이지만, 정상 세포도 못 자라게 하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이견(異見)을 보이는 식이었다. 의료용 뼈도 마찬가지였다. 한 의대 관계자는 "공학자들은 '의료용 뼈'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처음엔 정말 튼튼한 뼈를 만들어줘야 하는 줄 안다"면서 "하지만 뼈가 무조건 튼튼하다고 좋은 게 아니다"고 했다.
의대와 공대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간 이런 인식 차이로 연구가 더뎌지고 창의성이 저해돼 의공학 발전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공대 관계자는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서로 필요한 존재인데, 지나치게 사이가 멀다'는 공감대가 쌓였고, 이번 기회에 그 격차를 줄여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공대 이우일 학장은 "대학원생들이 배우는 심정으로 직접 의학 현장과 공학 현장을 본다면 예전과는 교류의 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강대희 학장은 "공동 연구를 넘은 학생 학점 교류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두 학문의 공동 학위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