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학들이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에 처하자 수도권에 캠퍼스를 만들고 앞다퉈 이전을 추진 중이다. 강원도 고성에 있는 경동대학과 충남 금산 중부대학은 대표적인 사례다. 1997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해온 경동대학은 33개 학과 가운데 5개 학과를 내년에 새로 만드는 경기도 양주캠퍼스로 옮길 것이라고 한다. 지방에서 신입생을 모집하기 힘든 디자인, 건축학 등이 대상이다. 중부대학도 경기도 고양시에 제2캠퍼스를 지어 건축공학과 등 입학정원 860여 명에 해당하는 학과를 2014년부터 옮기기로 했다고 한다.
수도권에 새 캠퍼스를 만들어 활로를 모색하는 지방 대학은 10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캠퍼스 일부 이전을 인가받은 대학도 경동대, 중부대, 예원예술대, 침례신학대, 한려대 등 이미 5곳에 달한다.
지방 대학은 원래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이전할 수 없었다. 수도권 과밀화를 막기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으로 제한을 뒀다. 그런데 주한미군 재배치로 어려움을 겪게 된 지역을 위해 2006년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 지원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경기도 14개 시ㆍ군에서 대학 이전ㆍ증설 규제가 풀리자 지방 대학들이 몰려들고 있다.
국내 대학들은 학생 수 감소와 대학진학률 하락으로 심각한 구조조정 압박에 봉착해 있다. 신입생을 유치하려고 고등학교 교사들에게 2억여 원을 뿌린 어느 지방 대학이 올해 초 적발됐을 정도다. 이는 대학 숫자가 전문대학을 포함해 1990년 265개에서 지난해 389개로 늘어난 탓도 크다. 2016년부터는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진다고 하니 부실 대학을 솎아내는 대학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2000년 이후 문을 닫은 대학은 6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학위장사, 교비 횡령 등으로 퇴출된 대학이 5곳이고 스스로 문을 닫은 곳은 한 곳뿐이다. 이런 마당에 지방 대학들이 앞다퉈 수도권에 추가로 캠퍼스를 만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학 설립과 이전은 장기적인 인력 수급을 감안해 판단할 문제지 특정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승인해줄 사안이 아니다. 수도권에 추가로 캠퍼스를 개설하고자 할 때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가 제대로 제동을 걸어야 한다. 2006년 특별법에 대학을 포함시킨 것도 국민 뜻과 다른 엉터리다. 당장 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