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로 예정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맡고 있는 산학협력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정부부처간 기능조정 방안을 내 놓으면서 교과부의 산학협력 기능을 신설되는 미래부로 이관한다고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인수위 발표 내용을 토대로 최근 '산업교육 진흥 및 산학연촉진에 관한 법률(산학교육법)'의 소관부처를 미래부로 변경하는 정부조직법개정(안)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산학교육법은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 4년제 이상 대학 등을 대상으로 산업체 인력양성, 새로운 지식·기술 창출을 위한 연구개발, 산업체 등으로의 기술이전, 인력 공동활용, 진로지도, 장학금지급, 실험·실습시설 확충 등 산업교육 촉진을 위해 지원하는 법률이다. 산학렵력 업무는 현재의 교과부가 통합되기 이전부터 교육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교육 주무 부처에서 맡아 오는 등 교육부의 고유영역이었다.
하지만 인수위가 이를 미래부로 이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교육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교과부는 물론 일선 대학들도 대학에서 산업체 수요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교육 주무 부처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를 분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우려하고 있다. 또 교육부의 중요 기능 중 하나인 지방대학 지원 역할도 축소될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방대학 육성 공약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한다.
산학협력 기능이 미래부로 이관될 경우 산학협력자체를 교육목적으로 하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전문대의 산학협력 활동까지 미래부 업무로 이관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이들 학교의 산학협력 활동은 '산업교육법'에 의해 이뤄지고 있어 미래부로 산업협력 활동과 근거법이 이관될 경우 교육 전반을 관할하는 교육부·교육청의 법·제도·정책과 분리·운영되면서 현장에서는 어느 부처 정책에 따라야 할지 갈등과 혼란 발생 불가피할 가능성도 높다.
교과부 관계자는 "연구개발(R&D) 주관부처인 미래부에서 이들 학교까지 관장할 경우 재정지원대상에서 소외돼 최근 활성화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이 급격히 위축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산학협력은 과학기술 뿐 아니라 인문·사회·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까지 포함하고 있 는만큼 미래부가 주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학협력 사업 가운데 가장 중점적인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 사업'에는 이공계뿐 아니라 경영, 물류, 디자인, 예체능 등 비이공계 분야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산학협력을 과학기술 전담부처에서 전담할 경우 과학기술 이외분야의 산업인력양성이 위축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볼 수 있다.
교과부는 산학협력의 근거법인 산업교육법은 교육제도의 근간으로 미래부에 이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원자격기준, 현장실습, 계약학과 등의 기능은 대학의 인력양성 및 연구비관리와 같은 대학 본연의 업무 자체로 따로 분리돼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산업교육법 관련법이 미래부로 이관될 경우 대학이 교육부와 미래부 두 부처의 관여를 받게돼 효율적이고 체계화된 인력양성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히 교육부는 대학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해도 소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령이나 지침 등을 개정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산학협력 기능이 미래부로 이전될 경우 교과부의 전문대와 지방대 육성 정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과부는 지난해 전체 335개 대학·전문대 중 51개 4년제 대학과 30개 전문대 등 81개 대학을 '산학협력선도대학'으로 선정해 각각 26~42억원의 예산을 차등 지원 하는 등 모두 170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 산학협력선도대학 예산은 21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 이를 모두 포함한 지난해 교과부의 전체 산학협력 예산은 2703억원에 달하는 등 어마어마한 액수다.
교과부는 지난해 '산학협력선도대학' 예산의 91.6%인 1557억원을 교육체제 개편, 교육프로그램개발, 산학협력중점교수 인건비 등 산학협력의 가장 근본의 되는 인력양성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
교과부 관계자는 "산학협력이 미래부로 이전하게 되면 기술개발 중심의 산학렵력만 추진하게 돼 산학연계형 인력양성 중심의 산학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전문대학, 대학 등은 지원·육성에서 소외될 소지가 크다"며 "특히 지방대학 및 전문대학 육성을 위한 일관된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부는 신설취지에 따라 향후 정책개발과 투자가 요구되는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를 위한 산학협력 강화로 일자리 창출 및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과 함께 여러 부처의 산학협력 활동을 조직화·체계화하고 조정하는 데 주력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특성화고·전문대·대학 등 학교의 산학협력 활동은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등 근본적인 교육제도와 직결돼 있어 교육부에서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대학 등 교육계의 반대도 거세다. 전국의 특성화고교장회를 비롯해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전국대학교교무처장협의회 등 대학들은 '산학협력 업무 교육부 존치'를 인수위에 건의했다.
전국대학교교무처장협의회는 "산학협력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대학에서 가르쳐 '현장성 있는 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등교육 정책으로 대학정책에서 산학협력을 분리할 수 없다"며 "대학의 산학업무는 교육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중등직업교육협회도 "산합협력 업무가 미래부로 이관되면 중앙정부 지원의 초점이 흐려져 최근의 고졸취업 확대 분위기가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며 "산학협력은 교육부에서 종합하고 대다수의 부처에서 협조하는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