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와 갈등 빚던 대학들 일단 수용키로
학생·학부모, '캠브리지 특별전형' 등 관심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1+3 국제특별 전형(이하 '1+3 국제전형')'폐쇄 조치로 갈등을 빚어 온 한국외대와 중앙대가 지난 9일 전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달 29일 교과부의 폐쇄 명령이 나온 지 열흘 만의 일이다. 그간 전국 17개 대학이 1+3 국제전형을 운영하다 교과부 명령을 받아 폐쇄를 결정했으나, 중앙대와 한국외대만 이에 반발해 교과부와 대립해 왔다. 중앙대는 캘리포니아주립대의 교육과정을, 한국외대는 뉴욕주립대의 교육과정을 위탁 운영해 왔다.
1+3 국제전형은 국내 대학에서 1년간 교양과목과 영어 등을 준비하고, 2학년부터는 국제교류 협정을 맺은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학년도 기준 두 학교의 선발 정원이 540명에 이를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해당 학교의 1+3 국제과정 폐쇄 조치 수용에 따라 두 대학의 대응을 지켜보던 다른 일부 대학들도 1+3 국제전형을 완전히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에 지원했거나 지원할 계획이던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다른 대체 프로그램을 찾는 등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조선일보 DB
◇유학시장 어지럽힌 1+3 국제전형 '퇴출'
지난 9일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외대와 중앙대는 1+3 국제전형 폐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입장은 대학들이 운영해오던 1+3 국제전형이 "사실상 편법"이라는 것. 교과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학교의 학사지원센터는) 외국대학의 학생을 대신 모집·운영하는 사실상의 외국교육기관으로 외국교육기관특별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규모가 커진 1+3 국제전형이 국내 유학시장의 질서를 흐린다는 것도 문제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외대와 중대의 1+3 과정을 실제로 운영하는 곳은 학교 측이 아닌 모 유학업체"라며 "학교의 간판을 걸고 프로그램을 홍보하거나 정시·수시 등의 용어를 사용해 국내 대학입시와 헛갈리게 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권민경 교과부 대학선진화과 사무관은 "학생과 학부모가 1+3 국제전형을 각 학교의 정식 입학과정으로 믿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며 "장기적으로 국내 대학의 명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폐쇄 조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과다광고와 고액의 등록금, 중도탈락 등에 대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것도 이번 폐쇄 조치의 배경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교 측은 "억울하지만 수용한다"는 분위기다. 외대 관계자는 "(1+3 국제전형이) 여전히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보지만 정부의 폐쇄 명령을 어기면 결과적으로 불법이 될 수 있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답했다. 중앙대 관계자도 "교과부 조치에 따라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중앙대는 지난 3일 "우리 대학의 1+3 전형은 고등교육법 상의 교환학생 규정, 미국 주립대와의 정식 교육교류협정 등에 근거해 2010학년도부터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돼 온 국제교육협력 과정"이라며 교과부 폐쇄 명령에 반발한 바 있다.
학교 측은 현재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당 학교 관계자들은 전화통화를 통해 "현재 교과부에서 요구한 학생 구제 대책 및 해결 방안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 중"이라며 "이번 주 안에 학교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외대와 중앙대 학사운영센터 홈페이지에는 "학부모 일부가 교과부 측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는 내용의 공지사항만 올라와 있다.
◇학생·학부모 "우리는 어쩌라고…"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는 교과부와 학교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국외대 1+3 국제전형에 등록한 한 학부모는 "교과부의 폭압성도 문제지만 정원 제한, 지원 제한 등 압력에 백기를 든 대학의 모습도 씁쓸해보인다"며 "(이번 조치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의 입장과 장래를 고려하긴 했나 의심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 측이) 교과부 발표가 처음 나온 후 수차례 확인과정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진실성이 결여된 외대 국제전형 진행방식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했다. 중앙대 1+3 국제전형에 등록한 한 학생의 학부모는 "(1+3 국제전형 때문에) 아이가 고려하던 대학교 수시도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사를 통해 (전형) 폐지 소식을 들었다"는 한 학생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고 공지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일부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분위기다. 중앙대 홈페이지에는 "중앙대 1+3만 믿고 면접을 보러 부산에서 서울까지 당일 왕복했다"며 "제대로 된 해결 방안과 신입생들에 대한 조치를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현실적으로 올해 대학 입시는 불가능해진 만큼 다른 유학프로그램을 알아봐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교과부는 1+3 전형에 대해 "올해(2012학년) 재학생에 대해서는 국내 과정(1년) 종료시점인 이달 12일까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했다"며 "2013학년도 입학 지원자에 대해서는 대학이 아닌 유학업체나 제3의 교육기관이 ESL교육(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처음 도입된 캠브리지 A레벨 국제학점인정 프로그램인 캠브리지 국제특별 전형 등 새로운 프로그램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