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실시되는 카이스트(KAIST)의 테뉴어 심사에서 탈락자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7년 우리나라 대학 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카이스트 발 테뉴어 탈락 쇼크’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남표 총장 취임 후인 2007년 카이스트에서 테뉴어 심사를 신청한 교수 54명 가운데 무려 15명(27.8%)이 탈락, 사실상 100% 통과가 관행이던 대학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테뉴어(tenure)는 종신재직권을 뜻하는 말로 대학에서는 ‘영년직 교수’, 즉 정년까지 임기가 보장되는 교수를 의미한다.
카이스트는 24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테뉴어 트랙(정년보장직)으로 임용된 교수 588명 가운데 48.6%인 286명이 아직도 테뉴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테뉴어를 통과하지 못한 교수의 연령별 분포는 60대 11명, 50대 33명, 40대 108명, 30대 132명, 20대 2명 등이다.
대학 측은 이 중 2006년 12월31일 이전에 임용된 50대와 60대 교수 가운데 상당수와 40대 교수 중 일부는 내년까지 의무적으로 테뉴어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내년에 의무적으로 테뉴어 심사를 신청해야 하는 교수가 최소 40명에서 최대 6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강화된 심사기준을 맞추지 못해 심사를 계속 미루어 온 것으로 알려져 탈락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 2월과 8월에 실시되는 테뉴어 심사 탈락률은 예년(9.1~27.8%) 수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2006년까지 국제수준의 논문 20편 이상을 제출하면 대부분 테뉴어 심사를 통과했다. 학교 측은 이때까지 테뉴어 심사 통과율은 98%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 총장 취임 이후 테뉴어 심사 통과의 조건으로 카이스트 내부 동료교수 4명의 추천, 국내 학자 4명의 추천, 해외석학 4명의 추천 등을 필수 요건으로 지정해 놓고 있다. 이런 기준이 적용된 이후 카이스트에서는 2007년 15명에 이어 2008년 2명(탈락률 9.1%), 2009년 11명(탈락률 21.2%), 2010년 6명(22.2%), 2011년 3명(11.5%) 등 매년 탈락자가 쏟아졌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카이스트 내부 동료평가나 국내의 외부평가를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해외석학 추천은 국제적으로 학술가치가 높은 논문을 발표하면서 연구와 학회활동 등을 통해 명성을 쌓지 않으면 받기가 무척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이스트는 국감 자료를 통해 2007년 이전에 임용된 교수 가운데 8명이 지난 5년 동안 SCI급 등 국제수준의 논문을 단 한 편도 쓰지 않는 등 52명의 교수는 5년간 4건 이내의 논문만을 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