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대학 몸집 줄이기 여파… 4년 후엔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보다 많아져
올해 전문대 입학 정원 작년보다 1만여명 감축
"대학 가도 취업 어려워…" 고교생 진학률도 내림세
200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대학생 수가 6년 만에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감소해온 초등학생 수도 올해 처음으로 300만명 아래(295만명)로 떨어졌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든 지 10년, 그 여파가 대학생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학령인구가 줄고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면 대학생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줄어드는 초·중·고교생
교육과학기술부가 11일 발표한 '2012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전국 432개 고등교육기관(4년제 대학과 전문대)의 재적 학생 수는 올해 372만8802명으로 전년보다 6904명(0.2%) 줄었다. 대학생 수는 2006년 355만명에서 2009년 359만명, 2011년 374만명 등으로 최근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대학생 숫자가 줄어든 것은 주로 전문대 정원 축소 영향으로 보인다. 올해 전문대 입학 정원은 지난해보다 1만1000여명 줄었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일부 대학들이 학생 수 감소에 따라 스스로 학과를 없애거나 정원을 줄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대 재학생 수는 지난해 77만6738명에서 올해 76만9888명으로 6850명 감소했다.
초·중·고교 학생 숫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 초등학생 수는 295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8만명(5.8%) 줄었다. 초등생 수는 2003년(417만명)부터 10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덩달아 고교 졸업생도 줄어들고 있다. 교과부의 미래 고교 졸업생 추이에 따르면,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4년 뒤인 2017학년도에는 전체 대학(2년제 포함) 입학 정원(2012년 현재 57만명 기준)이 고교 졸업생(55만8000여명)보다 많아진다.
전문가들은 "그동안은 베이비붐 에코 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 등 영향으로 연령대별 증감이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학령인구가 지속적이고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정원 못 채우는 대학 속출할 듯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수가 줄어들면 앞으로 대학 교육과 고용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생보다 많아지는 4년 후부터는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전체 4년제 대학 중 정원을 못 채운 대학이 30%(252곳 중 73곳·캠퍼스 별도 계산)였다. 전문대는 전체 169개 대학 중 41%(71개)가 정원을 못 채웠다.
소위 '부실 대학'들은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험생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취업률이 높은 대학, 특성이 뚜렷한 대학들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장창원 명예연구위원은 "앞으로 산업계에서는 고부가 가치 산업, 고도의 핵심 기술 산업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기업들도 대학에 질 높은 인력을 요구할 것"이라며 "대학도 양적으로만 많은 학생을 배출하기보다 기업의 수요에 맞는 융합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취업 원하는 고교생 늘었다
인구 변화와 함께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대학에 가도 변변한 직장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생각에 대학에 가지 않고 바로 취직하는 고교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고교생의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7.8%에서 올해 71.3%까지 3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취업률은 지난해 23.3%에서 올해 6% 포인트나 증가한 29.3%를 기록했다.
대졸자 취업난과 함께 정부의 '고졸 취업' 유도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와 기업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곧장 취업할 수 있도록 고졸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늘리고, 대학에 '재직자 특별 전형(기업체 근무 경력자 전형)'을 늘리는 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올해 특성화고 대학 진학률은 50%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나 줄었고, 취업률(77.8%)은 지난해보다 9.6%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