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취업준비에 목맨 대학생들을 상대로 고가의 어학 교재를 판매하는 악덕 상술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A(여·20) 씨는 최근 모 교재판매업체로부터 인터넷 강의 요금과 교재 요금을 내라는 독촉 전화를 받았다. A 씨는 학기 초인 지난 3월 정장을 입고 강의실로 들어온 한 남성으로부터 취업을 위해서는 토익 고득점이 필수고 지금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면 수강료와 교재비를 대폭 할인해 준다는 말을 들은 뒤 신청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교재를 받아본 A 씨는 고심 끝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마음먹고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체 측에서는 계약해지 기간이 이미 지났다며 환불을 거부했고 결국 A 씨는 보지도 않은 인터넷 강의와 교재 때문에 30만 원이라는 아까운 돈을 지불해야 했다.
대학 신입생인 B(19) 씨 역시 지난 3월 학교로 찾아온 모 업체 영업사원으로부터 취업을 위해 1학년 때부터 영어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고민 없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뒤늦게 B 씨는 환불을 시도했지만 업체 측에서는 계약해지 기간을 넘겼다며 교재비와 수강료 20여 만 원을 지불하라는 독촉을 계속하고 있다.
2일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어학 교재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는 모두 950건이 접수됐으며 올해도 6월 중순까지 545건이 접수되는 등 어학 교재 관련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대부분 방문판매 업체의 상술에 넘어가 덜컥 계약했다가 뒤늦게 환불을 시도하지만 계약해지 기간이 지나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어학 교재 등에 대한 계약해지는 계약 후 14일 이내에 가능하며 특히 만 20세 미만의 경우 계약 시 부모 동의가 없었다면 기한에 관계없이 해지 가능하다. 손철옥 경기도 소비자정보센터 팀장은 “대학 신입생들을 상대로 이런 상술이 극성을 부리는데 최근에는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에 쉽게 속는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