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꿈을 꾸는 대학생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전하는 청춘에겐 실패는 없습니다.”
지방의 한 사립대학 교수들이 매월 월급의 일정액을 떼어 제자들의 해외연수 경비를 지원해오고 있다. 캠퍼스 울타리를 벗어나 보다 넓은 세상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라는 가르침에서다.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들의 ‘제자사랑’은 16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수들의 눈에 비친 학생들은 매우 착하고 성실했다.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진출하는 평범한 삶은 가능했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자신의 의지를 밑천삼아 세상에 도전하고, 좌절하고, 또 성취하는 열정이 아쉬웠다. 한 교수는 “학생과 교수 관계를 떠나 인생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 매월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희석 학과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한남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들이 19일 올해 필리핀 해외연수생으로 뽑힌 학생들에게 왕복항공권을 전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한남대 제공
처음에는 교수 1인당 매월 10만원씩 갹출해오다 2005년 무렵 액수를 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취지가 좋았던 만큼 이견은 없었다. 차곡차곡 기금이 쌓여가는 사이 성금도 이어졌다. 이종석 명예교수는 정년퇴임을 하면서 1억원을 쾌척했고, 동문들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성금을 보태갔다. 이렇게 모아진 돈은 2005년부터 제자들의 해외연수 경비에 사용됐다. 넓은 세상에 나아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함으로써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키워보라는 게 교수들의 뜻이었다. 매년 1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자매대학인 필리핀 레이테 사범대학에 파견했다. 올해 역시 12명의 학생을 선발해 연수경비 2400만원을 전달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수과정은 여느 해외연수와 크게 다르다. 대부분 어학연수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현지인들을 만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각 단과대학 학장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결과물을 놓고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주지사 면담 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에도 참가해 문화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해외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학과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경영정보학과 송희석 학과장은 “예전과 달리 학부졸업 후 해외 MBA 과정에 도전하고, 대기업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연수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