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연구결과, 최근 5년새 수도권행 대졸생 9.5%→ 25%
연구진“호남권, 특히 전북산업 낙후돼 고급인력 유출가속"
“악순환 고리 끊으려면 정부차원 전북권 지원책 필요" 주장
“몇 안되는 괜찮은 일자리 잡았다고 친구들이 부러워했는데 막상 다녀보니 월급은 적고 잡일까지 많아 너무 힘들어요.”
도내 한 육가공사 해썹(HACCP) 담당자인 J씨(25)는 이같은 이유로 최근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도내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그는 올봄 졸업과 함께 곧바로 취업한 사례다. 말그대로 가공식품이 안전한지 검사하는 게 주 업무다. 하지만 그는 “중소기업인 탓에 경영보조 업무까지 떠안은데다 월급은 120만원 남짓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울상지었다. 결국 그는 주말이면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을 헤매고 있다.<관련기사 2면 하단링크 참조> 이처럼 좋은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뜬 도내 대졸생이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산업연구원이 23일 펴낸 ‘대졸인력의 지역간 이동특성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대외 보고서를 통해서다. 대졸생이 취업할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 빚어진 현상이란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새(2005~09년) 전북과 광주·전남 대졸생 수도권 유출률은 9.5%에서 25%로 2.6배 폭증했다. 전체 대졸생 10명 중 2.6명이 수도권으로 떠났다는 의미다. 특히 이 가운데 전북지역 유출률은 광주·전남보다 약 5%포인트 이상 더 높았다.
주 요인은 더딘 산업화 탓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수도권과 동남권 중심의 개발정책이 진행되면서 호남권 산업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졌고, 이는 지방출신 대졸생의 수도권 집중화를 부추겼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책임 연구원인 정윤선(지역발전연구센터) 박사는 “호남권, 이중에서도 전북지역의 대졸생 유출은 한층 심각한 수준이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고급인력을 지방에 붙잡아두지 못한다면 지역발전도 그만큼 더뎌지는 악순환만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그 고리를 끊으려면 전북지역 산·학·연·관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책도 지방 균형발전 차원에서 보다 강력해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안으론 태양광과 귀금속, 식품산업 등을 특화해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분석결과 전북의 경우 다른 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이같은 산업에서 경쟁력이 높았다”며 “이를 특화한다면 전북출신 유출자는 줄어들고 오히려 다른 지방에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지방대 졸업생의 수도권 유출률은 충청권과 강원권이 각각 50%대로 가장 높았지만, 수도권 접경지란 지리적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호남권이 사실상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