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은 있지만 표현을 못 하고 팀 플레이도 취약하다." 서울대 출신들은 지금껏 이런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개인 차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상당수가 연구에만 골몰할 뿐 그 성과를 공유하는 데는 서투르거나 무관심하다"는 자성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서울대가 이런 고질을 치유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대 조직과 구성원의 소통 능력을 키우는 건 물론 대학 외부와의 소통에도 매개체 역할을 할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짓기로 한 것. 올해 독립 법인으로 전환한 서울대가 첫 화두를 소통으로 잡은 셈이다.
서울대는 최근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커뮤니케이션 센터 건립 비용 50억원을 지원 받기로 하는 내용의 기부협약을 은행 측과 맺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2일 밝혔다.
7월 착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센터는 내년 9월 연면적 3,300m²(약 1,000평) 규모의 4~5층 건물로 완공될 예정이다. 센터 내엔 강의실뿐 아니라 미디어 관련 첨단 장비가 구비된 기술실험실과 콘텐츠 제작용 작업실, 화상회의가 가능한 디지털 콘퍼런스 홀, 100석 규모의 소극장, 다용도 스튜디오, 연구실, 실습실 등이 갖춰진다. 건물 1층에는 서울대 학생들의 두뇌와 기업은행의 벤처기업 육성 노하우를 결합하기 위한 창업지원센터도 개설돼 운영될 예정이다.
커뮤니케이션 센터의 핵심 기능은 세 가지다. 먼저 서울대 안팎의 소통을 거들어주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이다. 서울대 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정보와 의견을 교류할 수 있는 공론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서울대가 생산하는 전문적 지식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는 홍보조직의 구심점 구실도 하겠다는 것. 센터는 또 체계적 소통 교육의 거점 역할도 맡는다. 단순한 말하기, 글쓰기 능력이 아니라 미디어를 활용해 타인을 설득하는 총체적 소통 능력을 서울대 교수와 학생들에게 길러주자는 게 목적이다. 세번째는 언론ㆍ미디어ㆍ문화 산업을 주도할 인재 양성은 물론 디지털 매체융합 환경에 발맞춘, 기성 언론인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 마련이다.
건물 디자인은 2010년 개관한 일본 도쿄대의 커뮤니케이션센터(사진)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설계한 이 건물은 도쿄대 내 학문분야 간 상호 이해와 융합 연구를 활성화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간 소통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명진 서울대 교육부총장은 "서울대가 사회적 책무를 다하려면 학교 외부와의 소통이 급선무인데, 이를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 센터 건립은 그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센터가 기능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제도와 프로그램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