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숲'에 다가서다
대학들이 숲에 성큼 다가섰다. 올해는 유엔이 유엔이 정한 '세계 산림의 해'. 대학들은 다양한 숲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숲 연구를 통해 산림 전문 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화여대생들이 교정의 나무에게 보내는 글귀를 적은 나친(나무친구) 쪽지.
이화여대에는 ‘남친(남자친구)보다 좋다는 나친(나무친구)’이 있다. 수만 그루의 나무로 이뤄진 교정을 거닐다 보면 나무줄기에 걸린 쪽지를 발견할 수 있다. 쪽지에는 ‘나친아, 나도 너처럼 세상을 정화하는 존재가 될게’, ‘내가 이화에서 자라는 만큼 너도 무럭무럭 자라길’ 등이 적혀 있다.
이대생들은 교정에 심어진 나무 중 자신이 좋아하는 나무를 정해 ‘나친’이라 부르며 나무를 안고 나무에 인사말을 걸어둔다. ‘나친’은 매년 5월 ‘생명과 평화채플’에서 진행하며 벌써 4년째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목은 “학생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소재를 찾던 중 지구 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취지에서 ‘나친’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컨벤션전시정책연구소는 ‘2011년 세계 산림의 해 기념행사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했다. 공모전의 취지는 ‘세계 산림의 해’ 기념행사에서 쓰일 아이디어 확보와 산림에 대한 ‘대학생 의식 제고’였다.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민에게도 숲을 알리는 대학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강원대 학교기업 에코포리스트가 아토피 피부염 어린이
를 위해 개최한 무료 '아토캠프'의 한 장면.
강원대 학교기업인 에코포리스트는 다양한 산림 사업을 벌이고 그린투어리즘 등의 체험학습과 각종 교육을 통해 지역민에게 숲을 친숙하고 유익한 공간으로 소개한다. 특히 아토피 환아를 위한 무료 ‘아토캠프’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에코포리스트는 아이들이 숲을 배우고 생활하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돕는다.
대구산업정보대학은 ‘숲 유치원 운동’에 나섰다. 김정화 유아교육과 교수는 지난 6일 (사)숲유치원협회 대구지부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교수는 “숲 체험 활동은 유아들의 정서불안과 과잉행동, 성격장애를 완화하고 상상력과 의사소통능력, 집중력을 등을 높인다”며 “지역에 숲 유치원 교육을 활발하게 보급해 아동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산업정보대학 유아교육학과 교수들과 협회 소속 유치원 원장 등은 매달 ‘숲 유치원 모형개발을 위한 토론회’와 ‘숲 생태 독서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림청과 대학이 연계한 연구도 활발하다. 산림청은 ‘산림과학 기초연구 지원사업’을 통해 연구는 물론 산림 전문 인력을 기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산림청 산하 4개의 대학 사업단이 있으며 각각 연간 7억 5000만 원씩 4년간 30억을 지원받는다.
4개의 사업단 중 ‘한반도 산림복원 및 국제산림협력연구사업단’은 충남대가 주관하며 서울대·충북대·공주대 등이 참여대학으로 속해있다. 이들은 북한의 황폐해진 산림복구와 산림청의 국제협력사업 방향을 연구한다.
사업단장인 김세빈 충남대 산림환경자원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2차 대전 이후 국토 녹화에 성공한 나라”라며 “여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축적한 산림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업단은 서울대·고려대·경상대 등이 참여한 ‘기후변화 대응 산림정책 연구개발 사업단’과 강원대·경상대 등이 포함된 ‘산림생물 다양성 조사 및 보존관리 사업단’, 강원대의 ‘신산지 방재사업단’ 등이다.
박필선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장년층은 어릴 때부터 숲과 친숙해 산에 가는 일을 생활 일부라 여기지만, 아파트에서 자란 요즘 대학생, 어린이들은 산을 낯설어 한다”며 “산림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면 대학이 나서서 그들이 숲과 친숙할 수 있게 도와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