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MIT 목표…인문·사회 파워엘리트 육성에도 힘쓸 것"
기사본문SNS댓글 0입력: 2011-05-15 15:31 / 수정: 2011-05-16 11:13 인문·자연과학 융합
세계 50위권 공대 목표
대기업과 맞춤형 교과과정
임덕호 한양대 총장이 지난 12일 총장실에서 대학 경영 구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임 총장은 "공과대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도 적극 육성해 자연과학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공대만 강한 게 아닙니다. 한양대는 균형 잡힌 종합대학이죠."
임덕호 한양대 총장(58)은 "한양대 공대가 대한민국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것처럼 인문사회계열에서도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총장은 "공대를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일류로 키우는 동시에 인문사회계열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양대가 모델로 삼은 미국 MIT와 스탠퍼드대는 공대만 유명한 게 아니라 경영 경제 로스쿨 같은 분야에서도 하버드대에 버금간다"며 "인문과 자연과학 전공들이 서로 융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으로는 18년 만입니다.
"과거에는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 압축성장하는 방식이 효과를 나타냈죠.하지만 대학 규모가 커지면서 관리하는 데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제는 스피드경영과 창의경영이 필요하다는 얘기죠.분권화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자율 책임경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경쟁시스템이 중요해졌어요. "
▼한양대 하면 공대가 떠오르는데요.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라는 게 한양대 공대의 역사이자 자부심이죠.1970년대 한양대 공대는 97.9%의 취업률을 자랑하며 국가 기술자격 1급 시험에서 87% 합격률로 전국 최고 성적을 거뒀습니다. 1980년대에는 기술고등고시에서 공학계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습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누적기술료 수입 1위(100억원),2008년 연구비 대비 기술이전수익 1위(7%),2008년 특허 출원 건당 이전수익 1위 등은 한양대 공대의 성과를 보여주는 수치들입니다. "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양대 공대의 파워가 예전같지 않다는 말도 나옵니다.
"공대가 침체돼 있었으면 한양대가 사학의 명문이 못됐을 것입니다. 한양대에서 공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5%에 달합니다. 과거에 비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죠.하지만 대기업의 이공계 신입사원 선호도,이공계 출신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숫자,산학협력 규모 같은 핵심지표를 보면 여전히 한양대 공대가 1,2위를 다투는 수준입니다. "
▼공대를 어떻게 키워나갈 계획입니까.
"국내 최고를 넘어 MIT · 스탠퍼드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일류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2020년까지 세계 50위권 공대에 진입할 것입니다. 특성화된 분야는 30위권 진입이 목표죠.이를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명품학과를 만들었습니다. 대기업들과 맞춤형 교과과정을 운영하면서 실용학풍의 전통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
▼인문계 등 다른 계열은 어떤 가요.
"MIT는 이름만 보면 공대만 있는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정치학 경제학 언어학 심리학 같은 인문사회과학 전공도 세계 최상위권이죠.음대와 연극영화학과도 명문입니다. 한양대가 추구하는 MIT나 스탠퍼드 같은 명문대들은 특징이 있죠.인문사회계열에서는 파워엘리트 배출 숫자를,이공계열 쪽에선 기업인과 연구인력,연구개발 성과를 얼마나 얻었느냐로 평가받는 것이죠.인문사회와 자연과학 전공들이 융합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인문사회계열의 성과를 꼽는다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파워엘리트 배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습니다. 사법시험(1100여명) 행정고시(300여명) 공인회계사(700여명) 등 3개 시험에 합격한 동문 숫자가 전국 대학 중 톱5위 안에 들어갑니다. 박목월 리영희같이 한 시대를 장식했던 분들이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죠.한양대가 배출한 문화예술인도 많습니다. "
▼인문사회계열 육성 계획은.
"최근 대학원에 트랜스내셔널 인문학과를 개설했습니다. 탈국가적 시대의 쟁점과 현안 해결에 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죠.교내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모든 수강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교수와 학생 간 1 대 1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 연구소는 향후 국내 인문학을 활성화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
▼24개 단과대와 80개 학과별 자율 · 책임경영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셨는데요.
"내년부터 모든 학과는 학과장을 중심으로 최대한 자율적 운영권을 보장받게 됩니다. 단과대별로 예산을 총액으로 주고 편성은 자유롭게 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학과평가를 통해 경쟁력 있는 학과는 집중 육성할 생각이에요. 그렇지 못한 학과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변화의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
▼취임 직후부터 소통을 강조하셨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이 창의적인 제안을 듣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홈페이지에 전용 게시판을 만든 것입니다. 이름이 '소통한대 · 발전한대'입니다. 차곡차곡 쌓이고 자리를 잡아간다면 큰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