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감성’ 에 눈을 돌리다
‘문화도 교육’ 다양한 행사·공간 제공
지역 내 문화 중심지 역할도 ‘톡톡히’
최근 각 대학들이 ‘문화 캠퍼스’ 조성에 발 벗고 나서 주목된다. 문화도 교육의 일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학내에서 음악·미술·무용·영상 등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 활동들을 전개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민들의 화합, 소양 제고를 위한 독특한 문화 행사들을 마련하는 대학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감성·창의성 계발 ‘일등공신’
대학들이 문화 캠퍼스 조성에 뛰어들고 있는 가장 주요한 이유는 문화·예술과의 접촉이 학생들의 감성·창의성 계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 캠퍼스 구축을 통해 스펙·취업 전쟁으로 삭막해진 학생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보다 넓은 마인드를 함양토록 한다는 취지다.
광주교대는 지난 2008년 ‘문화·예술이 샘솟는 창조 캠퍼스’ 조성을 선언하고 학내 공간의 미술관화, 예술제 상시 개최 등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광주교대는 학내 모든 건물에 미술교육과 학생들의 졸업 작품을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학기에는 학생회관 리모델링·벽화제작, 수요 예술제 등을 진행했다. 특히 수요 예술제는 기획·추진·공연 등 전 과정을 학생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았다.
박남기 광주교대 총장은 “미래 사회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경제적 생산의 근원이 되는 감성 중심의 사회”라며 “미래 교사인 학생들에게 예술적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잠재해 있는 미적 감수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동을 일깨워, 올바른 인성·창의성을 기르는 게 교육대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09년부터 매학기 ‘이화 문화예술기획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를 운영, 전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카데미에선 학생들의 창의성·감수성 함양을 목표로, 공연·예술·미술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이화여대는 지난해 4월엔 정문에 배꽃 모양의 새 아트월을 걸어 캠퍼스의 예술성을 한층 더했다. 이화여대의 상징인 배꽃을 백자 기법으로 형상화한 아트월은 학내 대강당 옆에 핀 실제 꽃을 모티브로 조형예술대학 교수·대학원 학생들이 1년 동안 공을 들여 제작했다.
이화여대 한 학생은 “학교를 볼 때마다 이화여대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며 “항상 학내에 문화·예술이 넘치기 때문에 학생들이 보다 안정적·진취적인 마인드로 대학 생활에 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정신적인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도 있다. 특히 초당대는 지난 2009년 12월 전국 최초로 슬로문화센터를 개설하고 학내 슬로문화 정착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센터 개소 후 지난 1년 여간 초당대는 ‘슬로푸드데이’ 운영, 교과목 ‘슬로문화의 이해’ 개설 등 슬로문화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슬로푸드데이’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기숙사·학생식당에서 슬로푸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학생들의 호응도 좋다.
김병식 초당대 총장은 “요즘은 모두가 남들보다 더 빠르게 앞서 가는 것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여유도,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울 틈도 없다. 이럴 때 일수록 슬로문화가 간절히 필요하다”며 “캠퍼스 전반에서 학생들에게 슬로문화 관련 교육·체험을 제공함으로써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따뜻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선대는 매년 5월 학내 장미원에서 광주시민들을 위한 ‘장미 축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5월 ‘장미 축제’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문화 중심지’ 역할도 톡톡히
캠퍼스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민들과의 소통·화합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들을 마련하는 대학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경성대·조선대 등은 타 대학들에 앞서 문화 행사를 마련, 정착에까지 성공해 눈길을 끈다.
경성대는 지난 1988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부산국제여름무용축제(이하 무용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로 24년째를 맞은 경성대 무용축제는 국내 최초·유일의 대학주관 시민대상 무용행사로, 이미 부산의 대표 문화 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현재까지 20여 년 이상 무용축제를 기획해온 최은희 경성대 무용학과장은 “무용축제의 출발은 현재에 비해 약소했지만, 20년 이상 꾸준히 행사를 개최하다보니 이제는 부산의 중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며 “매년 국내외 유수의 무용팀들을 초청해 공연하는 것은 물론, 수준 높은 강사들에게 시민들이 직접 강습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한 걸음씩 꾸준히 다가간다는 마음으로 20여 년을 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조선대는 지난 2003년 학내에 장미 정원 ‘장미원’을 조성하고, 매년 5월마다 지역 시민들을 위한 ‘장미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8299㎡ 규모의 조선대 장미원에는 현재 총 227종 1만 7994주에 달하는 장미가 서식하고 있다. 조선대는 장미축제 관람객 대다수가 가족 단위라는 점을 고려, 매년 △세계 민속무용 공연 △불꽃 페스티벌 △그림 그리기 대회 △음악회 △악기 만들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조선대 인근 주민인 안금희씨(28)는 “매년 5월이면 조선대 장미축제에 가는 게 연례행사가 됐다”며 “예쁘게 핀 장미들과 함께 다채로운 문화행사들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