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교류만이 연구중심대학의 살 길이죠!”
[인터뷰]라스 팔레슨 덴마크공대 총장
연구중심대학 지원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
“테니스 실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하는 파트너와 많이 쳐보는 것입니다. 연구중심대학도 마찬가집니다. 연구중심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연구를 잘하는 해외 대학과 활발한 교류를 해야 합니다.”
지난 11일 ‘2010 세계 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 참여 차 방한한 라스 팔레슨(Lars Pallesen)<사진> 덴마크공대 총장은 “활발한 국제 교류가 중요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팔레슨 총장이 이끄는 덴마크공대는 1829년에 세워져, 바이오 기술, 지속가능한 에너지, 촉매 등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북유럽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이다.
팔레슨 총장은 국제 교류가 성과를 거두려면 반드시 염두 해야 할 점이 있다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내가 말하는 국제 교류는 단순히 많은 수의 연구중심대학과 교류하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같은 주제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해외 연구중심대학을 선택해 지속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만 진정한 국제 교류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덴마크공대는 석·박사 과정을 100% 영어로 진행하며, 외국인 교수진 비율을 25% 이상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 총장은 "(연구중심대학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학의 수업 수준은 상당히 높아서 덴마크 안에서만 학생을 뽑는다면 적당한 지원자를 40%도 채우기 힘들 것”이라며 운을 뗀 후 “이러한 정책(석·박사과정 100% 영어, 외국 교수비율 25%이상)을 시행함으로 우수한 학생과 교수진을 전 세계에서 확보할 수 있게 돼 자연스럽게 연구 역량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란 눈의 총장에게 한국의 연구중심대학들이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보다는 수익성을 가진 연구과제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하자, ‘기초과학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
“사람들은 흔히 기초 과학에 대한 연구는 상용화되기 힘들거나 혹은 20-30년 후에야 쓸 수 있다는 오해를 한다. 하지만 나는 덴마크공대에서 진행했던 정말 기초적인 연구들이 2-3년 내 적어도 5년 내에 실용화되어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을 자주 봐왔다. 대학과 정부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원천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울러 팔레스 총장은 종합대학과 연구중심대학에 대한 기준도 제시했다. 그는 “교육의 역할은 일반 종합대학에 맡기고 연구중심대학은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며 “또 연구중심대학의 비율은 전체 대학수의 50%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연구중심대학이 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평등한 분배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근거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한국 연구중심대학의 발전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자 그는 “교수를 괴롭혀야 한다”고 말했다. 무슨 뜻이냐고 묻자 “안식년이나 연구년을 맞은 교수들은 반드시 해외로 내보내 연구하게 해야한다. 그래야 자극을 받아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뒤 서둘러 회의장으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