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재정 홀로서기 나선다
법인화 앞두고 산학협력단·기술지주회사 체질개선 나서
기업과 공동연구로 특허권 확보해 수익 창출
연구·기획TF 구성…국가 미래 먹을거리 개발
기사입력 2010.09.01 17:30:51 | 최종수정 2010.09.02 16:33:39
삼성과의 R&D센터 구축을 발판으로 서울대가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서울대가 가장 먼저 손을 대는 곳은 산학협력단과 서울대 기술지주회사다. 지금까지 이 두 조직은 자체 수익 구조가 없어 서울대의 예산을 투입하는 데 급급했다. 국가 예산을 타서 써야 하는 국립 서울대로선 부담스러운 조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대는 앞으로 산학협력단과 기술지주회사를 자체 수익을 내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미 오연천 신임 총장을 비롯해 서울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주 연구처를 중심으로 산학협력단 구조 개혁에 관한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단 구조 개혁은 법인화 이후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구처 고위 관계자는 "서울대는 국립대로서 지금까지 수익을 내더라도 이익이 국고로 환수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체 수익을 내는 데 관심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앞으로 법인화가 되면 자체 수익을 더 좋은 기자재와 연구 환경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오연천 서울대 신임 총장이 강조하는 `연구기획`도 서울대 자체 예산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봉진 서울대 연구부처장은 "지금까지 서울대 연구처는 교수들이 각자 알아서 정부에서 타온 연구 예산을 관리하는 데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서울대 자체 수익으로 국가에 필요한 연구가 무엇인지 기획도 하고, 반대로 직접 교수들에게 자금을 투입해 서울대 자체 연구도 늘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오 총장은 취임과 함께 서울대 연구 담당 부총장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산학협력단과 기술지주회사 자체 수익 사업으로는 여러 서울대 내부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 학내 식당 운영을 비롯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통해 재정 자립을 추구한다는 게 서울대 측 복안이다. 또 산단과 기술지주회사의 투자도 무작정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투자 회수 기간을 설정해 재정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갖고 있어야 제대로 된 연구 지원 기능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산단의 각종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 지주회사는 금호덴탈제약, 서울대 치과대학과 함께 `STC솔루션`이란 법인을 설립해 각종 구강위생 관련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앞으로 서울대라는 이름을 쓰는 동문 병원에 대해서도 브랜드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어서 관련 수입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대 내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서울대라는 브랜드는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됐지만 앞으로 이 부분에서 걷을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산단과 기술지주회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수익은 역시 특허다. 서울대 산단 관계자는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를 할 때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권은 서울대 기술지주회사와 기업이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면서 "장기적으로 특허권 확보로 인한 수익이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연구기획을 위한 인재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봉진 부처장은 "현재 서울대 연구 기획 담당 태스크포스를 구성 중에 있다"며 "이 조직은 국가의 차세대 먹을거리 사업을 기획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등 민간 전문 인력을 산단과 기술지주회사에 영입해 전문성을 높이는 계획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일반 대기업들도 벤처캐피털 업계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쉽지 않다"며 "결국 연봉 눈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인데 과감한 투자 없인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화 기자 / 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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