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강의평가 고려大도 공개박국희 기자 freshm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 100자평(1) 입력 : 2010.02.22 03:14
3000여명 대상… 학생 수강신청 자료 활용케
고려대는 22일부터 전임교수 1600여명을 포함한 3000여명의 교원 전체에 대한 강의평가 내용을 대학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고려대 관계자는 "교수 강의평가 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학생들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신학기 수강신청 때 강의 평가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학기당 평균 4000~5000개씩 개설된 최근 3년치 교과목에 대한 평가 자료를 이번에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되는 평가 자료에는 ▲수업 내용은 충실했는지 ▲강의 계획은 잘 지켜졌는지 ▲교재는 이해하기 쉬웠는지 등 10여개 항목에 대해 학생들이 1~5점까지 매긴 수강소감 평가 점수가 포함된다. 지금까지 이 자료는 대학이 내부적으로만 활용해 학생들로부터 '유명무실한 강의평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진희 교무처장은 "지금도 평가점수 하위 5% 내 교원은 징계성 통보를 하고 재임용을 하지 않는 등 강의평가 자료를 활용해 왔다"며 "교수와 학생과의 의사소통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실수요자인 학생들에게 교수 자료를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그러나 '줄세우기' 방식으로 평가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교원 개개인에 대한 평가자료는 모두 공개하지만 이를 전체 교원과 비교해 순위를 매기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유 처장은 "강의평가 공개가 교수들에게 창피를 주자는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괜한 반발만 살 수 있는 순위 매기기는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또 "교수가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와 같이 학생들의 주관이 들어간 평가내용은 선입견을 줄 수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강의평가를 공개하면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기피해 폐강되는 과목도 나올 수 있다"며 "폐강으로 할당된 강의 책임 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교수들은 봉급이 삭감되고 강사는 재임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앞으로 강의계획서까지 공개해 교원들의 책임감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국내 대학 중에서는 동국대, 한양대, 상명대 등이 강의평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