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태세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부실 사립대 퇴출을 위한 경영 실태조사에 들어간 데 이어 ‘3개 이상 대학의 연합’을 통한 국・공립대 구조조정에 나선다. 같은 권역에 있는 국・공립 대학들을 연합체로 묶어 중복되거나 유사한 학과・학부를 경쟁력을 따져 통폐합하고, 연구중심・학부중심・특성화 캠퍼스로 특화한 뒤 3년 안에 단일 법인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학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란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연합체 방식의 국・공립대 구조조정 방안은 학교 간 기능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전의 흡수 통합 방식보다는 대학 구성원의 반발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문제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접근하지 않을 경우 현상에 안주하려는 대학 구성원들의 기회주의적 태도에 휘둘려 실속은 없고 껍데기뿐인 구조조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이뤄진 국립대 통폐합 사례만 봐도 그렇다. 감사원이 어제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금까지 18개 국립대가 9개로 통합됐지만, 교직원 이해관계에 밀려 유사・중복 학과 통폐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6년 통합 출범한 한 대학의 경우 유사・중복 학과 16개 가운데 행정학과 등 2개 학과만 통합된 상태다. 게다가 통합 대학들은 학생이 평균 13% 감축됐지만 일반직 공무원은 오히려 자리가 늘었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식의 하나마나 한 구조조정으론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국・공립대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참여를 유도하되, 철저한 사전 검증으로 구조조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를 과감히 정리해 연합 대학 캠퍼스별 특성화를 실현하는 게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첩경이다. 구조조정을 제대로 실천하는 대학에는 파격적인 재정지원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도약의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함은 물론이다. 공급과잉 상태인 대학의 구조조정은 이제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공립대가 대학 구조조정을 제대로 선도해야 한다.
교육정책/주요대학소식
[사설] 국・공립대 구조조정, 시늉만 해선 안 된다
- 전북대학교
- 200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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