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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 로스쿨을 가다 (4) 로스쿨 시행 5년, 도쿄대 법대의 위기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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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0 22:58 / 수정 : 2009.08.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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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쿄대는 예상보다 낮은 신(新)사법시험 합격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첫 해를 제외하고 도쿄대의 합격률이 50%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입학정원이 가장 많은 덕분에 합격자 수는 여전히 제일 많지만, 과거 압도적 1위를 과시했던 도쿄대로서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일부에서는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도쿄대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신사법시험에 무심한 도쿄대, 2명 중 한 명은 불합격
신사법시험에 대한 도쿄대 측의 지원은 전무에 가깝다. 입학식부터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학교는 시험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습니다. 시험 준비는 각자 알아서 하십시오. 학교의 이런 방침이 마음에 안드는 사람은 당장 그만둬도 좋습니다.”
도쿄대는 기본 법학부분이 강하다고 자부한다. 커리큘럼도 헌법, 민법, 형법 등 시험에 직결되는 과목뿐 아니라 법철학, 법제사, 법사회학 등의 기초 과목들도 필수적이다. 3년 후 신사법시험 보다 30년 후에 필요할 깊이있는 이해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일본 법학계를 주름잡는 학자들은 거의 도쿄대 출신으로 이들의 심도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직접적으로는 신사법시험에 대한 대응을 중시하지 않는 교육이다. 그 때문에 가끔씩 성적우수자로 학교를 졸업하고도 신사법시험에는 떨어지는 학생이 나온다.
실제로 도쿄대 학생들의 신사법시험의 본격적인 준비는 3학년 때에야 시작된다. 이전에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3학년들도 스스로 하는 시험 공부와 동료들끼리 스터디를 짜서 답안 쓰는 연습을 하는 정도다. 학교 수업과 별도로 한국의 고시학원과 비슷한 예비교의 강좌를 따로 듣는 학생들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다.
◆정원은 3000명, 합격자는 2000명에 불과해
사실 예상보다 낮은 신사법시험 합격률로 고민하고 있는 것은 도쿄대 뿐만이 아니다. 당초 매년 3000명까지 합격자를 내겠다던 신사법시험의 합격자는 아직도 2000명 선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 로스쿨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다. 로스쿨 제도를 시행하면서 지나치게 여러 대학에 인가를 내준 나머지 군소로스쿨이 난립한 것이다. 신사법시험이 실시된 지난 5년 간 합격자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해 설립 취지마저 위협받는 로스쿨까지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합격률이 제일 높았던 히토츠바시 대학이 61.4%에 불과했다. 2~5위인 게이오, 주오, 고베, 도쿄대학은 모두 60%에 못 미치는 54.6%에서 56.5% 사이였다. 국립대인 도쿄대는 입학비 28만엔(약 350만원)에 학비 80만엔(약 1000만원) 수준이지만, 와세다는 입학비 26만엔(약 327만원)에 1년 학비가 130만엔(약 1640만원) 정도, 게이오는 입학비가 10만엔(약 126만원)에 1년 학비 181만엔(2280만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투자 대비 합격률이 너무나 낮은 것이다.
◆법학 비전공자 합격률은 25% 내외, 로스쿨 무용론까지
또 로스쿨이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수자 학생들과 기수자 학생들의 신사법시험 합격률을 보면 기수자의 합격률이 미수자의 합격률의 2배에 가깝기 때문이다. 로스쿨의 취지가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을 법조인으로 키우겠다는 것인데도 법학 미수자들은 4명 중 한 명만 신사법시험을 통과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작년 필자의 반은 미수자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절반 정도가 법학부 출신의 학생들이었다. 사회 경험자, 법학 비전공자들을 위한 코스에, 사회인 경험자, 타학부 출신은 점점 줄고 ‘숨겨진 기수자’인 법학 전공 학생들의 비율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사법시험 합격률과 더불어 로스쿨 출신들의 불투명한 미래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 편은 ‘로스쿨, 줄어드는 지원자 vs. 늘어나는 수요’)
교육정책/주요대학소식
도쿄대 로스쿨을 가다 (4) 로스쿨 시행 5년, 도쿄대 법대의 위기
- 전북대학교
- 200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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