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MSG·핵산계 조미료는 그동안 부정적 인식이 다소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조미료가 된장국의 깊은맛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를 전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강다은 석사과정생(지도교수 김미나·경민)이 한국식품영양과학회에서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이 연구는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의 풍미 구조를 정량적 분석을 통해 밝힌 것이다. 된장국 맛 최적화와 식품산업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으며 ‘2025 한국식품영양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우수 포스터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전통된장을 기반으로 다섯 가지 된장국을 제조해 MSG 단독 사용 여부와 핵산계 조미료(IMP·GMP)와의 병용에 따른 맛 변화와 소비자 기호도를 비교했다.
총 12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분석 결과, MSG를 첨가한 시료(S2~S5)는 무첨가 대조군(S1)보다 깊은맛·감칠맛·국물 조화감 등 전반적인 맛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MSG와 핵산계 조미료를 모두 사용한 삼중 조합(S5)은 깊은맛과 감칠맛은 물론 전체 기호도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기록했다.
향미 인지도 분석에서도 S5는 ‘잘 숙성된’, ‘감칠맛’, ‘깊은맛’ 등 긍정적 향미 용어와 밀접하게 연관된 반면, 무첨가 시료 S1은 ‘쓴맛’, ‘향이 약함’ 등 부정적 용어와 연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감정 반응에서도 MSG·핵산계 조미료를 포함한 시료들은 ‘기쁜’, ‘따뜻한’ 등의 긍정적 정서와 가까웠던 반면, S1은 ‘역겨운’ 등 부정적 감성과 연결되는 등 맛과 정서 반응 모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강다은 학생은 “된장국의 깊은맛이 단일 성분이 아닌 MSG와 IMP·GMP 같은 감칠맛 증진 물질이 상호작용해 시너지가 높아진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점이 흥미로웠다”며 “특히 삼중 조합이 기호도뿐 아니라 정서적 반응까지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점에서 산업적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도교수인 김미나·경민 교수는 “전통된장의 깊은맛을 소비자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크다”며 “이번 분석 결과가 국물류·찌개류·즉석식품 등 K-푸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 선호도를 높이는 맛 설계 전략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IPET, 과제번호 322023041SB010)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대상(주),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농업회사법인 순창장류(주) 등과의 민·관·학 공동연구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