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흘릴지, 막을지를 결정하는 일종의 ‘스위치’다.
이때 스위치가 켜지는 기준이 되는 전압을 ‘문턱전압(threshold voltage)’이라고 하는데, 이 전압이 이 전압이 너무 높으면 전자가 잘 흐르지 않아 소자가 느려지고, 너무 낮으면 불필요한 전류가 새어 나가 전력 소모가 커지는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문턱전압을 얼마나 정밀하게 제어하느냐가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이 ‘문턱전압’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전북대학교와 아주대학교 공동연구팀이 개발했다. 이 연구는 차세대 저전력 반도체와 유연 전자시스템 개발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 김태욱 교수(유연인쇄전자전문대학원)와 아주대 박성준 교수(지능형반도체공학과) 연구팀은 단결정 은(Ag) 나노시트를 활용해 산화물 반도체 박막 트랜지스터의 문턱전압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전북대 주현지 연구원(석사, 지도교수 김태욱)이 주도했으며,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 학술지 『ACS Nano』 (IF=16.1, JCR 상위 6%) 2025년 최신호에 「Scalable Integration of Single-Crystalline Ag Nanosheets for Threshold Voltage Engineering in Oxide Thin-Film Transistors」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은(Ag) 원자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배열된 단결정 (111) 면 구조를 가진 은 나노시트를 초음파 조립 공정을 통해 인듐-갈륨-아연 산화물(IGZO) 트랜지스터의 반도체층과 절연층 사이에 삽입했다. 이 나노시트는 전류 스위치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하며, 채널 영역 내 은 나노시트의 피복도(coverage)에 따라 문턱전압을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기존에는 문턱전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기 위해 복잡한 공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김 교수팀의 이번 기술은 상온·상압 조건에서 간단한 공정만으로도 전압 제어가 가능하고, 소자의 성능(온·오프 전류비, 전자 이동도 등)과 안정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등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적용한 NMOS 인버터 회로를 직접 구현함으로써 다양한 전자 소자와 회로 설게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태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결정 금속 나노물질과 간단한 초음파 공정만으로 반도체의 핵심 특성을 정밀하게 제어한 연구로, 차세대 저전력 반도체 및 유연 전자시스템 개발의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초고집적 반도체를 위한 반데르발스(vdW)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사업’(적층형 반데르발스 반도체 사업단, 단장 성균관대 이재현 교수)과 한국전력공사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