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학과장 장미선)가 국립대학육성사업 ‘지역 공간복지 구현 프로젝트’와 한국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의 ‘행복한 家’ 프로젝트가 협력해 추진한 노인가구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마무리하고, 11월 18일 입주식을 열었다.
이번 사업은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간 진행됐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 온 어르신이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대상 주택은 60년 넘게 거주한 노후 공간으로, 치매 어르신이 있어 주택 관리가 어렵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도 생활상 불편이 컸다. 세면대조차 없는 취약한 화장실, 전반적으로 노후한 마감재, 낮은 조도, 환풍기·방충망 부재 등 기본적 생활 여건이 부족했다. 특히 문턱과 높은 단차로 인해 낙상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교수진과 학생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노인 안전 중심의 화장실 개보수(단차 조정, 안전손잡이, 세면대, 벽부착형 샤워의자 설치) ▲노후 마감재 교체 ▲환풍기·방충망 신규 설치 ▲고조도 조명으로 교체 등을 진행하며 주택 전반의 안전과 위생,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개선된 공간을 본 어르신은 “화장실이 너무 불편했는데 손잡이도 잘 설치해주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주방 벽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지금은 깨끗해져 좋고, 바닥에 앉아 식사했는데 식탁까지 마련해줘 둘이 앉아 먹기 딱 좋다. 학생들이 얼마 전까지도 집을 쓸고 닦으며 도와줬는데, 누가 이렇게 해주나 싶어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집수리 사업을 넘어 세대 간 교류와 상호 돌봄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작업 기간 동안 어르신은 학생들에게 간식을 챙기며 따뜻하게 맞이했고, 요양보호사가 부재한 날에는 학생들이 반찬을 사다 드리며 생활을 도왔다. 이러한 과정은 학생들에게 고령자의 일상과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는 경험이 됐다.
참여 학생 대표는 “어르신이 번거로우셨을 텐데도 늘 환하게 맞아주시고 부침개까지 만들어 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힘을 얻었다”며 “작년에 이어 참여한 실증사업이었는데, 올해는 어르신과 더 깊이 소통하며 그 이야기를 설계에 반영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설계나 시공 지원을 넘어, 공간을 사용하는 분의 삶을 이해하는 배움의 과정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입주식에는 전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진과 학부생 30여 명, 한국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 지역 어르신 등이 참석해 개선된 공간을 둘러보고 어르신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축하했다.
장미선 학과장은 “이번 사업은 국립대학육성사업, 한국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 대학과 학생이 함께 만든 지역 주거복지의 대표적 모범 사례”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오랜 기간 생활하신 어르신이 보다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대 주거환경학과는 지역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실증형 공간개선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며, 재능기부와 현장학습, 공공협력이 결합된 ‘지역 공간복지 실천모델’을 구축해 왔다. 앞으로도 대학 교육을 지역사회와 연결하는 다양한 공간복지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