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가 18일 오후 진수당 글로컬홀에서 개최한 명사초청 특강에서 김종영 경희대학교 교수가 ‘이재명 정부의 유니콘 정책: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저자인 김 교수는 지역대학 쇠퇴, 수도권 집중, 교육·의료 격차 심화 등 한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이를 해결할 새로운 국가전략으로 세계적 연구중심대학을 전국 권역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강연에서 대학이 국가 경쟁력의 근간임을 보여주는 세계 사례들을 상세히 제시했다. 독일·미국·중국의 대학체제 변화와 혁신 사례, 특히 중국 대학의 가파른 부상은 국가의 전략적 투자와 정치적 리더십이 결합될 때 대학이 어떻게 국가발전의 엔진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지식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라며 “수도권 과밀과 지역 쇠퇴를 동시에 해결하려면 서울대와 같은 연구중심대학이 전국 주요 권역에 반드시 자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지역혁신 정책이 수십 년간 성과를 내지 못한 원인으로 ‘세계 수준의 대학 부재’를 지목했다. 김 교수는 실리콘밸리, 오스틴, 보스턴, 샌디에이고 등 세계적 혁신도시들이 강력한 연구중심대학을 중심축으로 발전해 왔음을 사례로 들며, “대학이 강해야 기업이 오고, 기업이 와야 지역의 산업생태계가 완성된다”며 지역이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트리플 헬릭스’가 왜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는지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 대학, 글로벌 기업, 정책적 비전을 가진 정부가 함께 움직여야 두꺼운 혁신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으로 규정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체제(UC System)를 대표 모델로 제시하며 탁월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실현하는 대학 네트워크가 국가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설명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의 예산이 약 2조 원인 반면, 지방 거점국립대는 6천억 원대에 머무는 구조적 격차를 지적하면서 “거점국립대 10개에 서울대와 동일한 수준의 재정 투입이 이루어져야 국가적 균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교육 불균형이 결국 의료 격차로 이어지는 문제도 짚었다. 서울대병원의 지방 환자 비중이 절반에 달하고, 서울의 ‘빅5’ 병원을 찾는 지방 환자가 연간 70만 명을 넘는 현실을 제시하며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이기도 하다.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는 고통을 해소할 근본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 대학체제가 탄생하기까지 100년에 가까운 정치·사회적 투쟁이 있었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또한 지역민과 지역 정치인의 결단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양오봉 총장은 “이번 특강은 우리 구성원이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실감 있게 이해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지역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대학이 해야 할 역할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