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이기태 교수(신소재공학부 전자재료공학전공, 대학원 JBNU-KIST 산학연융합학과, 에너지저장변환공학과) 연구팀이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전로가스를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학계와 산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적 권위지인 『Journal of Power Sour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 세계 제철소는 연간 약 30억 톤 이상의 CO₂를 배출하며 산업 부문 탄소 배출량의 약 7~9%를 차지한다.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철강산업의 친환경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는 고로가스(Blast furnace gas, BFG), 코크스로가스(Coke oven gas, COG), 전로가스(Linz-Donawitz gas, LDG), 파이넥스오프가스(Finex off gas, FOG)의 네 가지로 나뉜다.
제철소 부생가스의 활용 방법으로는 발전 연소와 더불어 수소를 직접 분리·정제하여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으나, 가장 많은 양이 발생하는 CO를 활용한 에너지변환 기술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제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인 전로가스의 경우는 60% 이상의 CO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단순 연소를 통해 열에너지만 얻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Pd(팔라듐) 침투형 Ni-GDC 전극을 적용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를 제작해 전로가스를 별도의 개질 과정 없이 직접 연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 전로가스 조건에서는 800℃ 이상에서 탄소 침적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었으며, 가스 내 수소와 질소 성분이 전극의 분극 저항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규명되었다. 또한 Pd 침투 전극은 반응 속도와 전하 전달 특성을 크게 향상시켜 연료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기태 교수는 “전로가스 직접 이용 SOFC 기술은 단순한 전력 생산을 넘어, 배출되는 고순도 CO₂를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 기술과 융합해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생산으로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며 “이번 성과는 제철소 부생가스를 활용한 저탄소 발전 기술의 핵심적 해법으로,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달성과 연료전지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학연협력플랫폼구축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교육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공유대학(ETU)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