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프탈레이트 계열 화학물질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친환경 기술이 전북대학교 오병택 교수팀(생명공학부 환경생명공학 전공)에 의해 개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오병택 교수와 H. Mohan 박사후연구원(제1저자)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매립지에서 분리한 Bacillus subtilis(LLS-04) 균주를 이용해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디부틸프탈레이트(DBP)’를 제거하는 바이오-전기분해(bio-electrodegradation)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IF 12.2, 상위 3.2%)』에 게재돼 국제 학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DBP는 플라스틱 가소제 등 각종 산업 제품에 널리 쓰이지만, 자연적으로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에 오래 남고 인체와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물질이다.
지금까지는 미생물 분해(biodegradation)나 전기화학적 분해(electrodegradation) 방법이 시도됐으나 처리 효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생물의 대사 능력과 전기화학적 분해 과정을 결합한 바이오-전기분해 융합 방식을 적용했다. 그 결과 DBP 농도를 98.57%까지 제거하는 탁월한 성과를 거두며 기존 방법을 크게 뛰어넘는 효율을 입증했다. 실험 과정에서 미생물의 단백질 생성량과 에스터라아제·탈수소효소 활성도가 눈에 띄게 증가해 분해가 더욱 활발히 일어났음도 확인됐다.
또한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HPLC-MS/MS)을 통해 DBP가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최종 대사산물로 전환된다는 것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독성 예측 모델(in-silico), 세포 독성 실험(in-vitro), 새우 유생 독성 실험, 동물 실험 등 다양한 모델을 활용해 검증한 결과, 처리 후 배출수의 독성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오병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과 전기화학적 시스템을 융합해 난분해성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라며 “환경 독성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실용적 처리 기술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