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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K개인기록연구실, 창평일기 완간
홍보부 | 2013-07-29 | 조회 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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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의 재구성’을 목표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이정덕 교수)에서 2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개인기록 연구총서 『창평일기』 3, 4권을 출간했다. 이번 출간은 지난 해 1, 2권을 출간한 데 이어 1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2,000여 쪽에 달하는 『창평일기』 전 4권이 완간되었다.
○ 전라북도 임실 지역 농민의 삶을 통해 지역 현대사를 복원
『창평일기』의 저자는 전북 임실군 신평면에서 태어나서 일생을 그곳에서 마친 고 최내우(崔乃宇, 1923~1994) 옹이다. 최 옹은 47세가 되던 1969년 새해 첫날부터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인 1994년 6월 17일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신의 일상생활을 일기에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약 26년에 걸쳐 기록된 최 옹의 일기에는 당시 농촌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영농활동, 그리고 사회적 관계 전반에 관한 내용들이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창평일기』에서는 자식교육에 대한 열의와 걱정, 농업의 쇠퇴로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농촌 살림살이, 주민들이 농촌을 떠나면서 점점 늘어나는 빈집 등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농촌사회의 변화를 착잡하게 바라보는 한 농민의 시각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즉 이 일기는 한국사회의 현대사가 지역 농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주는 역사 기록인 동시에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 속에서 때로는 순하게 또 때로는 거칠게 대응하고 적응해온 한 농촌 주민의 삶의 기록이다.
또한 그는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삶을 회고한 약 230쪽 분량의 회고록 『월파유고』를 남겼다. 이 회고록에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시기를 거치면서 마을 공동체가 겪은 갈등과 화해, 해체와 변화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지역 현대사 연구의 소중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월파유고』에는 그동안 묻혀 있던 한국전쟁 당시 임실지역의 상황과 경과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1950년대 전북지역 현대사의 복원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 연구 해제와 회고록, 26년의 일기 전문을 빠짐없이 수록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에서는 2011년 9월부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창평일기』의 입력과 해제 작업을 진행해 왔다. 1년간의 작업성과를 모아 2012년에 출간된 『창평일기』 1, 2권에는 연구 해제와 『월파유고』 전문, 그리고 1969년부터 1980년까지의 『창평일기』 전문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이번 7월, 연구 해제의 2차분과 1981년부터 1994년까지의 일기 전문을 묶어 『창평일기』 3, 4권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 지역현대사의 연구의 성과를 모아 지역 간, 국가 간 비교연구로 확장
7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SSK개인기록연구실의 연구팀은 그동안 『창평일기』의 기록을 토대로 지역현대사를 복원하는 데 힘을 기울여왔다. 지금까지 『창평일기』의 해제 작업을 통해서 농촌경제, 농업기술, 농촌사회, 가족 및 친족구조, 사회조직과 사회적 관계, 언어생활의 변화 등 뿐 아니라 근대화에 따른 생활영역의 공간적 확장, 농촌주민의 정체성과 의식 변화 등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생활영역에 대한 분석을 수행해 왔으며, 5편에 이르는 학술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지금까지의 역사와 사회연구가 주로 공식기록에 의존함으로써 지역 및 마을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일기, 회고록, 편지, 사진, 메모 등의 개인기록을 통해 한국사회의 압축적 근대화가 일상생활 영역에서 어떻게 드러나지는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생활세계에서의 근대성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하여, 연구팀은 향후 국내 지역 간 비교, 그리고 동아시아 국가 간 비교로 연구 범위를 확장해 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서구와 다른 동아시아의 근대화를 해명하고 궁극적으로 서구중심적 근대 개념을 해체·재구성하는 방법론의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국내 지역간 비교 연구를 위한 개인기록 자료 축적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이 지역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지역주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SSK개인기록연구팀은 지역 간 비교연구를 위한 자료를 하나하나 축적해가고 있다.
이미 경기도의 『평택 대곡일기』와 경상도의 『김천일기』를 수집하여 읽고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또한 비교연구를 위한 분석틀을 정립하기 위하여 일기의 내용을 계량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인류학, 경제학, 사회학, 민속학, 과학기술사, 언어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인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앞으로 전라도, 경기도, 경상도의 일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생활세계를 구성하는 종합적인 삶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근대성의 특징을 규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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