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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72주년 기념식
총장 | 2019-10-29 | 조회 2947
본문 내용
구성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우리대학이 일흔두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우리대학은 1947년 설립 인가를 받은 도립 이리농과대학과 전주 명륜대학, 그리고 군산 대학관이 모태가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의 상흔 속에서도 고등교육 기관에 대한 전북 도민들의 열망은 뜨거웠습니다. 조선 황실재단의 토지와 향교재단의 기금, 도민들의 성금이 전북대학교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대학은 지역적으로 전북의 세 중심도시, 전주와 익산, 군산에 모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조선황실과 향교재단, 전북 도민들의 절대적 후원을 받은 지역의 대학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우리대학은 전라북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교 이래 수많은 세월의 부침 속에서도 지역 발전을 주도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소명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수행해온 이유입니다.
우리 전북대학교 72년 역사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땀이 녹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북대인의 길을 먼저 가신 모든 분들의 헌신과 20만 동문, 그리고 200만 전북 도민의 뜨거운 성원은 전북대학교가 존재해야 할 이유입니다. 전북대 모든 가족을 대신하여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현재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 학생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세계로 뻗어가는 지금의 전북대학교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대학발전을 이끌어주신 구성원 여러분께도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오늘 장기근속표창을 받으신 교직원 여러분께는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우리대학의 산 역사입니다.
더불어 동행상을 받으신 교직원 여러분과 성과평가 결과 우수부서로 선정된 대학본부 부서 및 단과대학, 부속기관 구성원들께도 뜨거운 축하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여러분 땀과 열정이 우리대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존경하는 대학 구성원 여러분!
우리대학은 개교 이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습니다. 설립 초기 ‘쌀 한 톨을 밥그릇만 하게 만들라’는 지역민들의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에 매진하였습니다. 그렇게 7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수많은 역경을 모두 이겨냈습니다.
그 결과 우리대학은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대학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QS와 THE 등 세계대학 평가기관들 평가에서 거점 국립대 2위 위상을 확고하게 지켜오고 있습니다.
30년 숙원이었던 약학대학 유치를 통해 우리대학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을 마련한 것도 쾌거라 할 수 있습니다. 외부 연구비 수주액 분야와 연구 및 산학협력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결실이 있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천억 원이 넘는 연구비를 수주했으며, 이백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정부지원 사업도 여러 건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내년에 신규로 추진되는 정부 사업들도 우리 대학 및 지역 산업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그 전망이 매우 밝습니다. 특히, 대학 주도의 지역혁신을 표방하는 지역혁신 플랫폼대학 사업은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사업입니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여년 후인 2047년, 우리대학 개교 100주년 되는 해의 상황을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물론 과거 100년 전에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예측 자체가 불가능해졌습니다. 지금 대학생들이 50살이 되었을 때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지금 대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오늘날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식 대부분이 2047년엔 별 소용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지금 우리 주변은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로 넘쳐납니다. 구글링이라는 신조어가 일상용어가 된지 오래입니다. 아프리카의 주민들이 일당을 받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비하고 있으며, m-pesa를 활용해 모바일 결재를 하고 있습니다.
U-튜브를 통해 지구촌 곳곳의 정보를 접하고, TED를 통해 세계적인 명사 강의를 시청하고, 무료 온라인 강좌를 수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을 넘어, 사물과 사물사이의 스마트한 정보 교환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정보기술과 생명기술의 혁명은 조만간 수십억 사람들을 고용시장에서 밀어내고 노동의 종말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제는 인간의 자유와 평등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은 모든 권력이 소수 엘리트에 집중되는 디지털 독재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이고, 필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차이를 식별하는 능력이며, 무엇보다 수많은 정보 조각들을 조합해서 세상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교육도 변해야 합니다. 그것도 지금 즉시 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몇 년 동안 내릴 결정들이 학생들의 미래와 우리대학의 미래, 우리 지역과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끊임없이 쇄신해야 합니다. 역사학자이자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교육 분야의 핵심 키워드를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라고 했습니다. 변화만이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대학이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교양교육을 강화하는 대학, 전공의 벽을 허물고 융복합 학문을 통해 지성과 지식을 배양하는 대학, 지역의 강소기업과 월드클래스 기업을 육성하는 데 앞장서는 대학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도 눈앞에 다가온 미래를 위한 것입니다. 변화만이 더 나은 오늘을 가능케 합니다. 변화만이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대비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가슴에 새겨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대학 가족 여러분!
개교 72주년을 맞는 시점에 우리는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합니다. 그동안 Chonbuk으로 써온 학교 영문명을 구성원의 여론 수렴을 통해 금년 가을부터 Jeonbuk으로 바꿔 쓰기로 했습니다.
해외 평판도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학교 영문명을 바꾼 것은 전북과 전주 등 지역 영문 표기법과 일치시켜 지역 대표대학으로서 지역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 CBNU와 JBNU의 차이는 한 글자에 불과하지만 그에 담겨 있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우리대학은 지역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지역을 중심에 놓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학교 영문명의 변화는 지역사회와의 따뜻한 동행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지역사회와의 동질감 회복은 대학과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대학발전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임중도원(任重道遠), 사이후이(死而後已). 임무는 막중하고 가야할 길은 멉니다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아갑시다. ‘알찬 대학, 따뜻한 동행’, 이제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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