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Graphene)과 질화붕소(Boron Nitride) 등 전도성 물질을 활용하여 전자파 차폐 및 방열 소재로써의 활용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성능 소재 개발의 핵심은 높은 전도 특성을 확보하는데 달려있다. 기존에 높은 전도 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전도성 물질이 필요하였으나, 전북대학교 김성륜 교수 연구팀은 복합소재의 구조를 제어하여 적은 전도성 물질을 사용하여도 높은 전도 특성을 달성할 수 있는 복합소재를 설계했다.
이 연구의 핵심은 녹는점이 다른 두 종류의 고분자를 활용해, 복합소재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한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전도성 물질이 특정 영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된 ‘분리 구조’를 구현했다.
실제 실험 결과, 단 9%의 필러 함량으로 전자파 차폐 성능 40dB, 열전도도 7W/m·K라는 탁월한 수치를 달성했다. 나아가, 해당 복합소재의 구조적 요인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그 동안 학계에서 모호했던 분리 구조 기반 복합소재의 전기·열전도 특성을 정확히 예측 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 모델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과 이론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소재의 전기적·열적 거동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이론적 모델인 ‘Advanced percolation model(고도 침투이론 모델)’과의 정합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해당 구조를 가진 고분자 복합소재의 전기 및 열전도 향상 거동을 예측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연구 결과는 ‘Advanced percolation models incorporating excluded volume effects in segregated composites via nano-interconnection and micro-void structure optimization’이라는 제목으로, 재료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Composites and Hybrid Materials』(Impact Factor 21.8, JCR 상위 1.5%)에 게재됐다.
최근 전자기기의 소형화와 반도체 집적회로 공정의 고도화로 인해 전자파 간섭(EMI)과 기기 내부 열 축적이 성능 저하 및 수명 단축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AI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LED 패키징, 고성능 서버 시스템 등에서 전자파 차폐 및 열 관리 소재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교수팀이 제시한 이론과 기술은 차세대 반도체 및 전자소자 시장에서 전자파 차단과 방열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제시한 분리구조 필러 네트워크 기반 소재 설계 이론은 AI 반도체와 전기차, 첨단 전자소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경량화·고효율 복합소재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전북대 김기훈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김성진 박사과정생, 유균영 석박사통합과정생(이상 탄소융복합재료공학과)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원장 전윤종)이 지원하는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4-00417957) 중 K카본 플래그십 기술개발사업, 반응중합형 수지 적용 경량화 30% 이상 모빌리티용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재료 구조부품 개발 과제 등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