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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갑연 교수, '문도론' 꿰뚫는 연구서 펴내
홍보실 | 2020-02-24 | 조회 2568
본문 내용
전북대학교 황갑연 교수(인문대 철학과)가 공자, 맹자, 순자의 제자백가 시대, 한 대, 위진남북조, 송ㆍ명ㆍ청 대 그리고 조선 500년 동안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던 동아시아 학술사의 큰 주제였던 ‘문도론’의 전반을 꿰뚫는 연구서를 펴냈다.
문도론은 ‘문’과 ‘도’에 관한 이론으로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학술 용어다. 지금까지 학계에 제출된 문과 도에 관한 이론, 즉 문도론에 관한 연구 논문과 저술은 적지 않지만, 대부분 한 시대 혹은 한 학자의 문도론에 그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전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중국 고대 제자백가 시기의 공자, 맹자, 순자, 한 대의 양웅 그리고 유협을 중심으로 한 위진남북조, 한유와 구양수 및 소식을 중심으로 한 당송 고문가, 주돈이와 정이를 대표로하는 도학가의 문도론, 마지막으로 문도론의 종합자라고 할 수 있는 주희 문도론까지 전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또한 ‘문과 도의 합일(合)과 분리(離)의 학술사’라는 부제를 첨부했는데, 이 부제가 바로 이 책의 전체 내용에 관한 가장 간략하면서도 종합적인 해설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은 시와 소설 등 문학을 포함한 문자와 언어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지칭한다. 반면 ‘도’의 범주에 때로 도가의 무위(無爲)가 포함되기도 하지만 주류는 아니다. 대부분 인의예지를 내용으로 하는 유가철학자들이 지향하는 도다. 공자와 맹자를 시작으로 송 대 주희에 이르기까지, 문과 도의 관계에서 도는 내용 혹은 본질의 지위를 차지하였고, 문은 도를 담고 표현하는 도구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중국 역사의 흐름에서 유가철학의 이념이 정치의 주도권을 상실하면 문은 도를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문의 심미성에 본래의 기능과 작용을 다하였다. 즉 문인文人이 철인哲人에 종속되지 않고 문인으로서의 독자적 지위와 역할 그리고 학술 범주를 형성하였다. 반면 철인(유학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문’의 역할을 ‘도’의 표현 도구 혹은 수단으로 제한하고서 ‘문’과 ‘도’를 종속관계로 설정한다.